[향토기업-대기업 식품 비교해 보니] 편견을 가리니 진짜 맛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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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중소식품기업과 대기업에서 만든 김치와 두부의 맛을 비교해보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20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1층 트레비 분수광장 앞에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시민들의 선택은 향토중소식품기업 제품.'

20일 오후 2시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1층 트레비 분수광장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펼쳐졌다.

시민 대상 '블라인드 테스트'
두부 159VS36·김치 170VS25
지역 식품 압도적 선택 받아
"맛·품질 대기업에 손색없어"

지역의 향토중소식품기업과 대기업이 각각 제조한 두부와 김치의 상표를 공개하지 않고 어느 제품의 맛과 품질이 우수한지를 가려보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마련된 것이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가 주최한 이 행사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영 상태 등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우수중소 식품업체가 맛과 품질을 시민들로부터 객관적으로 평가받아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대상 식품은 두부의 경우 대기업 A사와 지역의 이앤에프 제품, 김치는 대기업 B사와 대광F&G사의 제품으로 각각 상표명을 가린 채 테이블에 나란히 놓였다.

이벤트는 오후 2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이 일대를 지나가는 시민 190여 명이 양사의 제품을 시식한 뒤 맛이 낫다고 생각하는 쪽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지역의 향토중소 식품업체는 시민들로 부터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두부의 경우 A사의 제품이 36표에 그친 반면 이앤에프 제품은 159명의 시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김치는 대기업 B사 제품이 25명, 대광F&G 제품 170명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이현주 씨는 "상대적으로 맛있다고 선택한 제품이 지역 중소 식품기업이 만든 것이라고 해 나도 깜짝 놀랐다"면서 "평소 상표가 많이 알려진 대기업 제품을 즐겨 먹었는데 지역의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이 맛이 뛰어난 만큼 앞으로는 제품 선택에 적극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부는 대기업 제품을, 김치는 지역 제품을 선택한 이애영 씨는 "지역의 제품도 맛과 품질 면에서 대기업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니 지역의 중소기업을 돕는 차원에서라도 즐겨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두부와 김치를 대상으로 1차 블라인드 테스트 행사를 가진 부산경제시민연대 측은 향후 한 달에 한 번씩 김, 명란젓, 간장 등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지역 중소기업 제품과 대기업 제품의 품질을 비교하는 행사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박인호 상임의장은 "이번 행사는 지역의 중소기업이 맛과 품질에 더욱 정성을 기울이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대기업 제품에 비교해 손색이 없는 지역 중소식품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주신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현 기자 jhno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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