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춘문예-희곡 심사평] 극적 재미와 삶의 의미, 두 마리 토끼 다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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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희곡이건 시나리오건 글쓰기의 기본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체, 즉 스타일을 갖추는 것이다. 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작품이 '나는 정재훈입니다', '비듬', '면접'(이상 희곡), 'Sleep'(시나리오) 등 4편이었다.

'나는 정재훈입니다'는 불치의 병으로 어려서 죽는, 그러면서도 계속 태어나는 아이의 시선으로 삶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존재를 별과 병치시키면서 개인과 우주의 연관성을 이어가는 작가의 세계관이 넉넉함을 확인할 수도 있다.

'비듬'은 당장 공연돼도 무방한 수작이다. 희곡이 성격이며, 구체적인 대립과 갈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면접'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상황극이다.

'Sleep'은 시나리오로서는 보기 드문 구성력을 보여주는데, 왜 결말 부분에 설명적인 암매장 장면을 넣었는지 안타깝다. 그냥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면 삶의 추상적인 불안과 공포의 미학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당선작은 공연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극적 재미와 삶의 의미를 동시에 보여준 '비듬'을 당선작으로 선택한다. 앞으로 대성하기를 기대해 봄 직하다.

심사위원 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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