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록 조합장 "주민 재정착률 90%까지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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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고향을 떠나게 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31일 사하구청에서 열린 괴정5구역재개발 조합설립 총회에서 당선된 주영록 조합장이 한 말이다. 주 조합장은 누구보다 고향을 사랑하는 지역 토박이다. 사하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지역이 낙후되기 시작하면서 친구들과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괴정의 멈춰버린 47년간의 시간이 눈 앞에 생생하다. 주택은 점점 노후화되고 친구들, 이웃들이 떠나가고 지금은 어르신들만이 우리 괴정을 지키고 있다"면서 "2011년 6월에 재정비촉진지구마저 해제되었을 땐 정말 희망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 조합장은 당시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아이에게 왜 우느냐고 물어봤더니, 친한 친구가 이사를 갔다고 하는거에요. 그 때 생각했죠. 더 이상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런 아픔을 주지 말아야겠구나. 예전의 괴정처럼, 살기 좋은 마을, 떠나기 싫은 마을로 되돌려야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주 위원장은 재정비촉진지구 해제 직후 마을을 살리고자 사비를 들여 현수막을 걸고,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재개발의 필요성을 알렸다. 온갖 오해와 멸시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주민들도 진심을 알고 하나 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결국 주 조합장은 2015년 부산시가 괴정5구역을 주민자치형 생활권 시범마을로 선정하면서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총회에서 99%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조합장에 당선됐다. 그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 주 조합장은 "괴정5구역 재개발사업의 가장 큰 목적은 수익구조 다변화로 분담금을 최소화·제로화해 주민 재정착률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화합하는 마을, 어른을 존경하고 노인복지 시설을 가장 잘 갖춘 마을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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