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사회주택’ 원도심에 둥지 튼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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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청이 사회주택 건립을 추진 중인 중구 대청동 노후 적산가옥.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중구청이 사회주택 건립을 추진 중인 중구 대청동 노후 적산가옥. 정종회 기자 jjh@

청년과 노인 등 주거 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주거형태인 ‘사회주택’이 부산 원도심에 첫 둥지를 틀 예정이다. 그간 추진돼 온 행복주택, 햇살 둥지 등 주거 기능만 갖춘 여타 주택 공급 사업과 달리 ‘사회적 기능’을 포함한 사회주택이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주택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땅을 민간에 빌려주면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 등과 같은 사회적경제 주체가 임대주택을 지어 시세의 80% 수준의 낮은 임대료로 빌려주는 주택 제도를 말한다. 2015년 서울시가 처음 시도한 이 정책은 현재 경기도 시흥시, 전북 전주시 등으로 확대되며, 주거 문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노인 등 주거취약층 대상

임대료 덜고 공동체 기능 더해


중구, 대청동 적산가옥 부지에

50여 세대 주택 건립 본격 추진

동구도 공·폐가 활용 용역 계획


부산 중구청은 중구 대청동 1가 23의 노후 적산가옥 부지를 사회주택으로 건립하려는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중구청은 이 부지에 있는 80여 년 된 적산가옥과 창고는 원형대로 보존하고, 나머지 주택은 허물어 6~8층 높이의 주택을 지어 40~50여 세대를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구청은 또 부지를 둘러싼 울타리를 허물고 마당을 개방해 주민과 관광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청은 지난 2012년부터 문화소통단체 ‘숨’이 예술창작공간으로 사용해 온 이 공간을 새롭게 지어 문화예술인들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윤종서 중구청장은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면 중구의 문화예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침체한 동네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중구의회 최학철 의원은 사회주택 지원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준비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구청은 올 상반기 중에 적산가옥 복원 사업과 함께 사회주택 건립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부산 동구청도 사회주택 건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구청은 조직개편을 통해 이전까지 주거환경 전략TF팀이 검토해 오던 사회주택 관련 업무를 도시재생과에 배정했다. 구청은 공·폐가 전수조사 및 활용방안에 대한 용역을 실시하고, 용역 결과에 따라 사회주택 부지를 물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회주택이 원도심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학부 오광석 교수는 “사회주택은 ‘커뮤니티’라는 사회적 기능을 주택에 도입하는 개념이다”면서 “사회주택을 통해 공동육아·치매환자 돌봄 등과 같은 다양한 공동체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주택 보급 확산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기초지자체에서 사회주택 건립을 위해 바삐 준비 중이지만, 부산시는 아직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또 부산지역에는 사회주택을 건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주택 관련 사회적경제 주체 기반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형 사회주택의 방향이 잡히는 대로 조례도 만들고 시범사업도 준비할 계획이다”면서 “방향이 잡히면 사회적경제 주체도 발굴, 육성하고 사회주택 종합지원센터도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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