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치료·예방] 자주 깜빡깜빡? 완치 안 돼도 예방법은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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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OECD 국가 중 1위로 치매 발병률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10.2%로 나타난다.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 인지장애 유병률을 보면 60세 이상 노인의 20.2%, 65세 이상의 22.6%에 달한다. 60세 이상 노인의 5명 중 1명꼴이다.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치매 유병률은 전국 평균 보다 조금 낮은 9.2%로 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은 전국에서 노인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아 향후 10~20년 동안 치매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노인 치매 10.2%

전 단계 경도 인지장애는 22.6%

운동·식사·독서로 예방 가능

술·흡연·뇌손상은 조심해야

인창대연요양병원, 안심병동 운영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 vs 치매

단순 건망증 정도로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깜빡깜빡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긴다. 하지만 일상생활 수행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인지장애가 심한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이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인지, 치매로 인한 것인지 제대로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뇌손상으로 기억력을 비롯해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포괄하는 용어다. 의학적으로는 대뇌겉질과 해마를 침범하는 질환에 의해 지능, 행동, 성격이 점진적으로 황폐화되는 것을 말한다.

인창대연요양병원 재활치료실에서 치매환자들이 운동치료를 하고 있다. 인창대연요양병원 제공 인창대연요양병원 재활치료실에서 치매환자들이 운동치료를 하고 있다. 인창대연요양병원 제공

치매 진단을 위해서는 기억력 저하를 포함한 인지 영역의 퇴행이 있는지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 의사의 문진과 함께 신경 심리검사가 도움이 된다. 인창대연요양병원 신경과 김시내 과장은 “CT 또는 MRI 촬영으로 대뇌겉질과 해마의 위축이나 다른 뇌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PET 검사로 치매의 감별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치매센터가 제공하는 치매 체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가검진도 도움이 된다.

완치 약 없지만 진행 늦출 수 있어

치매 전 단계를 경도 인지장애라고 한다.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에 해당된다.

정상 노인에서는 매년 1~2% 비율로 치매가 진행되는데 반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에서는 매년 10~15% 비율로 진행된다. 경도 인지장애의 약 80%에서 6년 안에 치매 증상을 보여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치매의 치료에서는 인지 기능 개선과 행동 심리 증상의 관리가 중요하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선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인지 훈련, 인지 자극, 인지 재활 같은 비약물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의 의학기술은 치매를 극복하지 못한다. 치매를 완치할 치료제가 아직 없는 상태다.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진행 속도를 늦출 뿐이다. 뇌손상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치매 역시 초기일수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다.

인창대연요양병원은 별도의 치매안심병동을 운영해 중증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 폐쇄공간이 아닌 1개층 전 공간을 중증 치매환자 전용공간으로 조성, 환자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인창대연요양병원 신경과 김시내 과장은 “가정은 병원과 여건이 달라 환자가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고 퇴원하는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상실된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고, 추후 발생할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재활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예방수칙 3·3·3

치매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체활동이나 생활습관 개선, 인지훈련 등의 비약물적 치료법으로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치매 예방법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치매예방수칙 3·3·3’을 전파하고 있다. 3권, 3금, 3행을 정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것이다.

3권은 운동, 식사, 독서를 권장하는 것이고 3금은 절주, 금연, 뇌손상을 조심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3행은 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발견이다.

그 중 운동은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는 치매를 막아주는 최고의 예방주사라 할 수 있다.

뇌신경 체조와 치매예방 체조도 보급 중이다. 뇌신경 체조는 손과 안면근육을 사용해 뇌신경을 자극하고, 치매예방 체조는 팔과 몸 등 신체를 전반적으로 움직여 유산소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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