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러 스캔들 수사 보고서 제출 트럼프 침묵, 민주 전면 공개 압박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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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가방을 들고 자택에 도착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 AP연합뉴스 서류 가방을 들고 자택에 도착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 AP연합뉴스

평소 트럼프답지 않은 침묵.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맹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작 수사보고서가 제출되자 입을 다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제출된 다음 날인 23일(현지 시간) 아침부터 골프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특검 언급 없이 골프장

참모들은 맞대응 준비로 분주

법무장관 “핵심 결론 의회 공유,

뮬러 특검 등과 공개 범위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카리브해 정상들과의 회동을 위해 플로리다주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로 이른 아침부터 트윗을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이날은 트위터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그는 전날 저녁에도 만찬 행사에 참석했지만, 특검보고서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직 수사보고서의 핵심 결론이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한편 특검보고서 제출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골프장으로 향했음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용하지만, 참모들은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하루를 보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과 2020년 대선을 위한 선대본부,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최근 몇 주간 특검보고서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맞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3명의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작년 가을께로, 공화당 의원들이 성명을 내거나 비판 발언을 내놓게 하는 방식 등을 동원해 특검보고서와 민주당 맹공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참모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혐의일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지만 아주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결론이 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특검보고서 공개 범위를 정해야 하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출근해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바 법무장관이 곧 특검보고서의 핵심 결론을 의회에 공유할 예정이며 민주당은 보고서의 전면공개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특검이 수사를 끝내면 보통 직접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만 미국에서는 특검이 보고서를 법무장관에게 건네고 법무장관이 의회에 관련 내용을 공유한 뒤 보고서를 대중에 공개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법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 “특검 보고서가 최소 하루 더 기밀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바 법무장관의 의회에 대한 특검보고서 공유가 빨라야 24일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 법무장관은 전날 상·하원 정보위원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특검보고서를 받았으며 곧 의원들에게 핵심 결론을 공유하려 한다”면서 “뮬러 특검,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과 보고서의 어떤 부분을 의회와 대중에 공개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일부연합뉴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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