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9억 명 지구촌 최대 규모 인도 총선 6주 대장정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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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도 미루트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한 시민이 한 손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가면을 들고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인도 미루트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한 시민이 한 손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가면을 들고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남한 면적의 33배(329만㎢)에 달하는 인도. 요즘 인도는 전국 곳곳이 선거 열기로 뜨겁다. ‘지구촌 최대 민주주의 축제’라 불리는 인도 총선이 오는 11일부터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대국(13억 5000만 명)인 인도의 이번 총선 유권자는 9억 명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인도는 총선 스케일도 필적할 나라가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11일 개막, 29개 주 돌며 투표

전국 설치 투표소도 100만 곳

선거관리 요원 1000만 명 수준

모디 국민당·간디 국민회의 대결

여론조사는 여당 연합 과반 예상

전국에 설치되는 투표소만 무려 100만개. 군인, 경찰 등 치안 병력 포함, 1000만 명의 선거관리 요원이 투입된다.

선거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다른 나라처럼 하루에 선거가 치러지지 않는다. 무려 6주에 걸쳐 7차례 선거가 열린 뒤 다음 달 23일 한 번에 개표된다.

11일 우타르프라데시, 웨스트벵골, 마하라슈트라 등 주요 주를 시작으로 5월 19일까지 전국 29개 주를 돌며 투표가 이어지는 형태다. 이 역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선거 대장정이다.

언어, 민족이 매우 다양한 인도는 마하라슈트라, 웨스트벵골, 델리, 타밀나두, 안드라프라데시 등 지역 정당이 장악한 주가 많지만 결국 전체 판세는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과 명문가 ‘간디’ 가문 출신 라훌 간디가 이끄는 인도국민회의(INC)의 대결로 압축된다. 양 당이 각 지역 정당과 연대해 각각 국민민주연합(NDA)과 통일진보연합(UPA)으로 세력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인도에서는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세력이 총리를 내세워 정권을 잡는다.

이번 총선 선거구는 543개로 272석 이상이 과반이다. 현재 NDA가 하원 545석(대통령 지명 2석 포함) 가운데 340여석을 장악하고 있다. 총선 판도는 BJP가 이끄는 여당 연합의 재집권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 속에 INC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인도 29개 주 가운데 핵심 승부처는 우타르프라데시주다. BJP는 2014년 총선에서 우타르프라데시에서만 71석을 확보하는 등 싹쓸이했다.

한편 최근 여론 조사에서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이 차기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 재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8일 인디아TV가 지난달 24∼31일 실시한 총선 사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BJP와 지역 정당이 결성한 NDA는 이번 총선에서 275석을 얻어 과반 의석(543석 중 27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한 언론 매체 ‘잔 키 바트’가 지난 4일 공개한 총선여론조사에서는 NDA가 이보다 더 많은 3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인도 최대 언론그룹 타임스그룹의 영어뉴스 채널 타임스나우의 여론조사에서도 NDA는 이번 총선에서 283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 1월부터 3월 초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대부분은 NDA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는 하겠지만 과반의석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NDA의 총선 예상 의석수가 225석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NDA의 지지세가 급반등한 것이다.

인도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2월 말 인도가 파키스탄과 군사충돌을 벌이면서 모디 총리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군사충돌이 촉발한 안보 이슈가 실업 등 다른 총선 어젠다를 모두 삼켜버린 것이다.

실제로 로크니티 연구재단이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모디가 다시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43%에 달했다. 이는 2014년 총선에서 NDA가 압승을 거뒀을 때 여론조사 결과인 36%보다도 7%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연방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가 중심인 통일진보연합(UPA)은 이번 총선에서 140석 이상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인디아TV와 잔 키 바트는 각각 UPA의 총선 예상 의석이 126석과 122석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임스나우의 UPA 예상 의석수는 135석이었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일부연합뉴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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