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합의안 부결 여파] 배경과 전망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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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기본급에 고용불안 비정규직 압도적 반대가 원인”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총회에서 부결되면서 혼돈에 빠진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분규 사태가 다음 주초 장기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이는 등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22일 노조가 천막농성을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하는 등 다시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총회 부결 이후 재협상을 통한 타결 전례를 들어 조기 해결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노조, 천막농성 투쟁 강도 높여

내주 재교섭·파업 여부 재논의

재협상 통한 타결 가능성 기대도

르노삼성차 노조는 22일 대책회의를 열고 전날 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데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 노조는 오는 27일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다음 주 상무집행간부 회의와 쟁위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재교섭과 파업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대책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잠정합의안 부결의 원인을 “이익이 많이 나 지난 몇 년 동안 주주들에게는 고배당을 하면서도 노동자는 최저임금에 미달했다는 게 컸고, 높은 노동강도를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동호봉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문제, 전환배치와 외주용역화, 고용불안에 대한 약속이 미흡했던 것도 부결의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이번 찬반투표에서 영업지부 조합원들이 65.6%라는 압도적인 반대표를 던져 부결의 주요 원인이 된 것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이유를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르노삼성차의 영업 판매직은 지난 몇 년간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해 현재는 대부분 비정규직 딜러로 운영되고 있다. 외주용역화로 인한 고용불안이 영업 A/S정비소에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들이 부산공장보다 기본급이 낮고 최저임금 미달자 또한 상당해 기본급 동결에 대한 반대가 투표를 통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전체 2219명 가운데 1736명이 가입한 기업노조와 444명이 가입한 영업지부, 39명이 가입한 금속지회로 나뉜다.

노조는 “조합원의 명령에 따라 27일 천막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후 교섭과 파업에 대해서는 상무집행간부 회의와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논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노조의 결정과 이에 대한 사 측의 대응에 따라 갈등의 장기화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는 이번 부결을 포함해 2014년과 2016년, 2017년 등 최근 5년간 4차례나 임단협 협상안을 1차 투표에서 부결시킨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번 투표에서는 지금까지 반대율이 높았던 부산공장 기업노조의 찬성률이 역대 최대로 높았고, 지난 투표에서 찬성률이 높았던 영업지부에서 오히려 반대가 많은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는 조합원 간 소통 부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부산공장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은 그동안 집행부와 함께 파업을 벌이면서 협상 과정을 자세히 알고 있었던 반면, 영업지부는 조합원이 각 영업소 등에 나뉘어 있어 노조 집행부와의 소통과 교감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의 공식적인 반응이나 재협상안 등이 나오기 전까지는 별도의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2014년 등 앞선 임단협 투표에서도 2차 또는 3차 재협상을 통해 협상을 타결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조만간 있을 재협상에서 타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이번 투표에서 그동안 반대율이 높았던 기업노조의 찬성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노조 측 입장이나 협상안이 나오는 대로 재협상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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