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807> “너희는 간음할지어다”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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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김장김치 나누기는 포항제철소가 2009년부터 매년 해온 사업으로 지금까지 약 7만포기를 지원해왔다. 올해는 7000만원 상당의 김장김치(8㎏) 2090상자를 마련해 포항의 무료급식소인 포스코 나눔의 집과 학산종합사회보지관, 장애인종합복지관 등 포항지역 사회복지시설 27곳에 전달했다.’

어느 신문 기산데, ‘사회복지관’을 ‘사회보지관’으로 잘못 썼다. 신문에서 도대체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있나, 싶겠지만 찾아보면 드물지 않다.

‘부천시오정노인보지관, 대덕구노인종합보지관, 선암호수노인보지관, 청솔종합사회보지관, 경남교육종합보지관, 중원노인종합보지관….’

물론 ‘간음하지 말라’라는 성경 구절에서 ‘not’을 빼먹어 ‘간음하라’고 주장한 성경도 있지만(1631년 영국에서 일어난, 그 유명한 ‘간음성서’ 사건이다), 그래도 그렇지, 저런 오자라니…. 지출 줄인다고 교열 인력을 자꾸만 없애는 신문들이 벌이는 구조적인 ‘실수’(라기보다는 ‘실패’)다. 오늘도 진행형인 신문들의 ‘실패’를 보자.

*비슷한 규모의 영토를 가진 미국의 경우 3억3000만 명, 캐나다는 3억7000만 명 정도이다. 심지어 러시아는 1억5000만 명에도 못 미치니 14억 넘는 인구는 중국 정부에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캐나다 인구를 10배쯤 뻥튀기해 놨다. 실제 캐나다 인구는 3700만 명쯤 된다.

*벳부에서 가장 가까운 오이타 공항까지 왕복 항공권 가격은 18일 출국했다 22일 귀국하는 일정이 18만7400원이다. 반면 같은 날자에 기타규슈 공항을 이용하면 14만5300원이 된다.

→아무리 비행기 관련 기사라 해도 ‘날자’는 ‘날짜’라야 한다. 또 ‘벳부’는 ‘벳푸’, ‘기타규슈’는 ‘기타큐슈’의 잘못. 일본어 표기법에서, 어중·어말의 거센소리는 어두에 오면 예사소리로 바뀐다. 해서, ‘규슈(九州)’와 ‘기타큐슈(北九州)’도 표기가 달라지는 것.

*일본의 순사는 조선 땅에서만 칼을 찾던 것이 아니었고 순사의 대검(帶劍)은 일본 본토에서 1883년부터 시행된 제도였다. 어느 직종에나 악질·저급 인간이 있기 마련이지만 일본 순사라고 다 악랄했던 것은 아니다. 1910년대까지는 교사도 찾는데….

→두 번이나 ‘찾다/차다’를 혼동했다. ‘차다’의 과거형이니 ‘찼다’라야 했던 것. 오자도 오자지만, 조선 땅에서만 칼을 찬 게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랬다는 얘기는, 꽤 당황스럽다. 그래서 뭐 어쩌자는 얘긴지…. 일본 순사들이 다 악랄했던 게 아니라면, 그래서 일제를 용서하자는 얘긴지….

교열기자가 있었다면 걸러졌을 잘못들이니, 이것들은 결국 신문사가 자초한 셈이랄까. jinwoni@busan.com


이진원 기자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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