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출신 여배우 드라마 점령] 가수는 잊고 배우로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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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나나, 김세정, 배수지 등 가수 출신 여배우들이 하반기 안방극장을 노크한다. 사진=SBS·tvN·JP E&M·프로덕션H·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지은, 나나, 김세정, 배수지 등 가수 출신 여배우들이 하반기 안방극장을 노크한다. 사진=SBS·tvN·JP E&M·프로덕션H·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하반기 브라운관을 노크하는 드라마들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수 출신 여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는 것. 이들은 흔한 ‘발연기’ 논란도 없다. 무대는 물론 안방극장에서도 맹활약하는 주인공들을 살펴본다.

아이유, 판타지 호러 로맨스로 컴백

‘연기돌’ 나나, 대쪽 같은 검사 역 맡아

김세정, 자신과 유사한 역할 ‘눈길’

‘국민 첫사랑’ 수지, 2년 만에 복귀

새 배역 도전… 변신 성공여부 시선

가수 아이유? 배우 이지은!

가수 아이유(26)는 실력에 인기까지 갖춘 싱어송라이터. 하지만 이번엔 tvN ‘호텔 델루나’를 통해 본명 이지은으로 약 1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13일 시작하는 드라마는 밤에 떠돌이 귀신에게만 그 화려한 실체를 드러낸다는 호텔 델루나를 엘리트 호텔리어와 여사장이 함께 운영하며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호러 로맨스다. 이지은이 맡은 장만월은 희고 고운 얼굴, 화려한 의상 등이 특징인 아름다움의 소유자. 하지만 무심한 표정은 화려함으로도 감출 수 없는 서늘함을 내뿜는다. 때문에 그에게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가수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이유는 연기를 할 때는 본명인 이지은을 사용한다. 데뷔작 2011년 ‘드림하이’부터 2016년 ‘달의 연인’까지 매번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난해 ‘나의 아저씨’에서 어두운 분위기의 이지안을 연기하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인기상을 수상할 정도로 호연을 보여줬다. 과연 이지은이 연타석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나 나나

가수 나나보다 배우 나나가 더 어울리네

애프터스쿨와 오렌지캬라멜 출신의 나나(27, 본명 임진아)는 17일 첫 방송되는 KBS2 ‘저스티스’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 서연아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대한민국 VVIP의 숨겨진 뒷모습을 파헤치는 스릴러물. 서연아는 서울중앙지검의 ‘폭탄 검사’다. 검찰총장을 지낸 대쪽 같은 아버지를 존경해 검사의 길을 선택한 그는 범법자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구속시키기 때문이다.

나나는 2016년 데뷔작 ‘굿와이프’에서 로펌 조사원 김단을 성공적으로 그리며 호평을 얻었다. 특히 전도연 유지태 등 베테랑 배우와 호흡도 좋아 가수보다 오히려 연기자의 옷이 더 잘 어울린다는 칭찬도 있었다. 이후 영화 ‘꾼’과 드라마 ‘킬잇’으로 액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인식을 얻게 됐다. 대부분의 ‘연기돌’이 비판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나는 보기 드물게 처음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게 특이한 점이다.

김세정 김세정

‘긍정의 아이콘’ 김세정, 싱크로율로 승부 볼까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이자 늘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김세정(23)은 실제 자신과 여러모로 유사한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29일 방송되는 KBS2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살인 사건이 있었던 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김세정은 취업 준비생 팀파니스트 홍이영을 연기한다. 초등학생 레슨부터 대리운전까지 밤낮으로 일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씁쓸함을 삼키며 고군분투한다.

실제로 김세정은 데뷔 전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홀어머니가 남매를 키웠고 친척 집에 세 들어 살 정도. 하지만 김세정은 이것조차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한 예능에서 그는 “그때는 결식아동 급식카드로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라며 “나라에서 짜장면도 주고 친구들과 파티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환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김세정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홍이영 역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배수지 배수지

‘국민 첫사랑’ 배수지, 부진 씻어낼까

배수지(25)는 미쓰에이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싱글도 낸 가수. 하지만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 수식어를 얻고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은 그는 이제 배우로 훨씬 익숙하다. 그리고 9월 첫 방송되는 SBS ‘배가본드’로 약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다.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주인공이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액션 첩보물로 배수지는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로 출연한다. 그동안 선보인 적 없던 액션 연기를 펼치며 180도 변신을 시도한다.

그동안 배수지는 괜찮은 연기력과는 별개로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구가의 서(2103)’ 이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없다. 때문에 이번 작품은 그에게 배우로서 일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가의 서’를 함께 성공으로 이끈 이승기와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고, 최근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배우 전문 기획사인 매니지먼트 숲으로 이적했다. 과연 배수지가 ‘역전 적시타’를 때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은 나나 김세정 배수지는 모두 정식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준수한 실력으로 주연을 꿰찼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경력이 길지 않고 연기 스펙트럼이 넓지 않아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지상파 드라마 PD는 “모두 새로운 배역에 도전한다. 변신에 성공한다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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