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원개발 “장학사업 확장” 울산 명문 울산고 인수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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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대형 건설사인 ㈜동원개발이 울산의 명문 울산고등학교(사진) 사립법인을 인수했다. 울산에서는 울산고를 인수한 동원개발이 설립자인 장복만 회장의 건학이념에 따라 활발한 장학사업을 펼쳐 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복만 회장 새 이사장으로 선임

한때 부산 사립 고교 인수 소문

“인재 육성, 생 마감하는 날까지”

울산지역 우호적 여론 확보에

동원과기대 신입생 수급도 도움

2일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울산고 법인인 창강학원은 지난달 28일 새 이사장으로 장복만 동원개발 대표(동원교육재단 및 동원학당 이사장)를 선임했다. 앞서 창강학원 이사회는 같은 달 14일 이사진 변경을 시교육청에 신청해 나흘 뒤인 18일 승인받았다. 감사 2명을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는 장 회장을 비롯해 동원개발 측 인사 6명(감사 1명 포함)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새 이사진으로는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김자영(장 회장 며느리) 씨, 장현(동원교육재단 이사) 씨, 황진호(전 동원중학교장) 씨, 박희구(학교법인 동원학당 이사) 씨가, 감사로는 고우용(동원교육재단 이사) 씨 등이 등재됐다.

동원개발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에서 부산 건설사 중 1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동원교육재단과 동원학당 등 2개의 교육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법인은 동원과학기술대(옛 양산대)와 동원중·동원고(경남 통영시 소재)를 운영하고 있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장 회장이)평소 남다른 교육철학과 건학이념을 갖고 있던 차에 장학사업 확장을 목표로 사립고교 인수를 추진했고 울산고와 인연이 닿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지난해 8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장학사업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계속하겠다. 후대에서 건설사업은 전환될 수 있어도 장학사업은 계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장 회장은 “사람 기르는 일이 도시가 살길이다. 교육사업은 우리 미래를 위해 중단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장학사업에 깊은 애정과 철학을 강조하기도 했다.

애초 동원개발이 부산에서 사립 고교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있었지만, 인근 울산으로 장학사업의 지평을 넓히자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특히 울산에서 아파트 건립 실적이 많은 동원개발이 울산 최고의 명문이자 각계각층에 동문이 포진한 울산고를 선택한 것은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이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원개발이 울산고에 제대로 투자할 경우 회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확보는 물론, 동원과기대 신입생 수급에도 용이하다는 것이다.

울산고는 1954년 울산 중구에서 첫 인문계 고등학교로 설립됐다. 65년간 졸업생 2만 3000여 명을 배출, 울산 명문 사립고로 꼽힌다. 하지만 건물 노후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이전 논의가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학교 교직원이 법인 예산 수억 원을 빼돌려 옵션거래에 투자하는 사건이 발생, 부실한 학교 재산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역 교육계와 동문회에서는 새 운영법인이 들어서면서 학교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최대 화두인 학교 이전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고 출신 김종섭 울산시의원은 “울산고가 기존 법인의 폐단으로 좋지 않은 일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재정이 탄탄한 건설사가 모교를 인수한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특히 이전 문제와 관련해 학교 위치 등을 놓고 논란이 많은 상황이어서 동문회 차원에서 새 법인에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만간 울산고 새 이사진과 면담을 갖고 전반적인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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