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부산시립미술관에 가면 ‘핀란드’가 있다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차가운 자연에 가 닿는 따뜻한 시선 ‘핀란드의 눈’을 경험하다

‘핀란드 웨이브’에서 전시 중인 엘리나 브로테러스의 ‘체조’.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핀란드 웨이브’에서 전시 중인 엘리나 브로테러스의 ‘체조’.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핀란드 웨이브(Finnish aalto)’ 전에서 선보이는 사진 미술은 핀란드의 지역성과 환경, 자연을 비롯해 사회·역사적인 내용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핀란드 자연·사회·역사 담아낸

사진 미술 작가 4인 전시회

알바 알토 디자인 가구나 건축물

배경으로 작업한 작품 대표적

흑백 사진·은염 인화 대가 작품

헌 옷 재료로 활용한 설치물

사적 내러티브 결합한 작품 눈길

산나 칸니스토의 ‘황여새’ 산나 칸니스토의 ‘황여새’

11월 26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부산 해운대구 우동)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시선과 방식은 다르지만 북유럽의 다양한 모습을 거침 없이 보여주는 4명의 사진 작가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대상으로 작업한 엘리나 브로테러스와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작업을 이어온 펜티 사말라티와 리타 파바라이넨, 산나 칸니스토가 바로 그들이다.

엘리나 브로테러스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전적 접근과 예술·역사적 접근을 자유롭게 하는 작가로 통한다. 인간 모습과 풍경을 보여주는 작업, 작가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 작업한 인물 시리즈,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이다.

이런 작품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회화와 다르게 직접적으로 현실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작가의 인식에 근거한다. 작가는 또한 건축가 알바 알토의 건축물을 배경으로 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알토가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들로 채워진 건축물을 배경으로 작업한 이미지들은 한 공간에서 다른 시간과 환경을 앵글에 담은 작품들이다.

펜티 사말라티의 '헬싱키' 펜티 사말라티의 '헬싱키'

펜티 사말라티는 흑백 사진과 은염 인화의 일인자로 꼽힌다. 작가는 자신을 ‘여행가’ ‘방랑가’로 칭한다. 스칸디나비아 러시아 인도 네팔 터키 영국 남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며 풍경과 동물과 자연을 흑백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핀란드 웨이브’에 소개된 10점의 사진 작품은 핀란드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리타 파바라이넨의 ‘강바닥’ 리타 파바라이넨의 ‘강바닥’

리타 파바라이넨은 벼룩시장에서 구한 천이나 헌 옷을 재료를 설치에 활용한다. 그의 주요 관심사는 기록으로 남지 않은 역사이다. 작가는 이런 헌 옷이나 닳은 천 조각이 지닌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자연과 결합시켜 우리에게 보여준다. 작가는 평화롭고 조용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영감을 얻는 장소에서 카메라를 설치할 완벽한 시점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곳에 설치물을 남기고 사진으로도 기록한다.

산나 칸니스토의 사진은 작가의 사적 내러티브와 사진의 개념이 결합된 형태의 객관적 기록이다. 작가는 ‘배우’ ‘경험자’ ‘탐험가’ 등으로 사진을 찍는 자신을 설정하고 그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작업을 한다. 칸니스토의 작업은 우리가 실제로 보기 힘든 식물이나 동물을 주인공으로 해 디스플레이를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그 장면을 감상하게 한다. 연극적인 보여주기의 형태를 사진이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황서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핀란드 사진 작가의 작품은 자연 환경을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며 “관객들이 편안하게 감상하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기회”라고 말했다. 문의 051-740-2600.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