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추억' 모티브 형사 "함께 수사했던 형사와 전화기 잡고 한참 울어"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에 당시 현장에서 수사했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거의 뜬눈으로 간밤을 지새웠다"며 소감을 밝혀 화제다.

김 연구위원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말하며 "어제 소식을 접하고 이 사건의 현장 책임자였던 하승균 전 경기청 강력계장과 통화를 했다. 감격에 겨워 울먹이고 있었고 둘이서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현장에 파견된 형사였으며, 하승균(73) 전 총경과 함께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 속 박두만 형사(송강호 역)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SNS 프로필 캡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SNS 프로필 캡처

김 연구위원은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들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면서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 사건의 범인인지 판단하고 최종결과를 낸다고 한다.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 전 총경도 이날 사건 브리핑이 열리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아 기자들에게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돼 진범을 잡더라도 처벌을 못 한다고 한다"며 "용의자의 실체가 밝혀져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화가 나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그를 만나러 교도소 면회를 할 생각"이라면서 "목격자의 진술과 당시 자료가 내 머릿속에 다 있다. (내가 그려온 범인이 맞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 전 총경은 "신에게 감사드린다. 그래도 이 세상에 정의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면서도 "공소시효가 끝날 때 퇴직을 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하승균 전 총경. 연합뉴스 하승균 전 총경. 연합뉴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모(56)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최신 DNA 분석기법을 통해 이씨가 당시 10차례의 사건 중 3차례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이 드러났다.

자신의 처제를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하고 살인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씨는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