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 구조조정 ‘먹구름’-“판매부진에다 자율주행으로 일자리 줄어들 가능성”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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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가 국내외 판매부진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사정이 조금 낫다. 하지만 콧노래를 부를 상황은 아니다. 중국 실적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버티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세계 경기가 침체 기로에 있고 장기적으로 전기동력 자율주행차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경영이 어려운 사측은 구조조정으로 눈을 돌리고 일자리가 불안한 직원들은 대응이 강경해지면서 노사갈등도 격해지고 있다.

최근 평택공장 조립라인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 쌍용차 제공 최근 평택공장 조립라인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 쌍용차 제공

국내 5위 완성차업체인 쌍용차는 올해 16만 3000대를 판매해 흑자전환의 원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들의 판매 부진에 따라 허리띠만 계속 졸라매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완성차 판매가 8만 8702대로 작년 동기보다 2.4% 감소해 연간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판매는 7만 2695대로 작년 동기보다 3.3% 늘어 3위를 기록했지만, 신형 코란도 수출이 지연되는 등 수출이 1만 6007대로 22.1% 급감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손실은 769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387억 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적자 행진은 최대주주 마힌드라가 티볼리 기술료를 지급한 덕분에 2016년 4분기에만 '반짝 흑자'를 냈으며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쌍용차는 조직 개편을 비롯해 신입사원과 경력직 채용을 중단하고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쇄신책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올해들어 8월까지 누적으로 판매량이 28만 7540대로 작년 동기보다 6.2% 감소했다. 내수는 4만 8763대로 17.2% 떨어졌고 수출은 23만 8777대로 3.6% 줄었다.

군산공장 폐쇄 후 급한 불은 껐지만 경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서지는 못했다.

르노삼성차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는 QM6 선전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수출이 급감하면서 8월까지 누적으로 판매가 11만 4705대로 작년 동기보다 27.1% 줄었다.

내수는 5만 2585대, 수출은 6만 2120대로 각각 5.5%와 38.9% 줄었다.

게다가 내년에는 수출용 로그 위탁물량 6만 대가 오롯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신차 XM3의 유럽 수출물량 생산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수요가 감소하고 모기업들도 힘든 처지에 미래 산업전망도 밝지 않아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게다가 지난해 한국지엠에 지원을 해주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데다가 내년 총선을 앞둔 시기여서 정부가 끌려다닐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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