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환경운동가 툰베리 “당신들이 내 꿈을 앗아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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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아동 권리 조약에 따른 의무조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유엔에 제소하기 위해 12개 국에서 온 청소년들과 함께 23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각 정부 행동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아동 권리 조약에 따른 의무조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유엔에 제소하기 위해 12개 국에서 온 청소년들과 함께 23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각 정부 행동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저는 여기 위가 아니라, 바다 반대편 학교에 있어야 합니다. 당신들은 빈말로 내 어린 시절과 내 꿈을 앗아갔어요.”

스웨덴 출신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의 책임을 추궁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세계 지도자들에 즉각 대응 촉구

“기후변화로 삶에 영향 받았다”

아동권리 침해 5개국 유엔 제소

트럼프 ‘15분 반짝 참석’ 후 떠나


이날 회의는 2021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 국가와 민간 부문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한 자리로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 산업계 관계자, 시민사회 지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그는 이날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들을 향해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 당신은 돈과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꾸며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툰베리는 이어 자신이 만난 지도자들이 위급성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그 말을 믿지 않는다”면서 “당신들이 정말로 이해하고도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당신이 악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툰베리의 유엔 연설에 대해 “미국에 온 뒤로 대중 행사에서 말을 아끼던 툰베리가 이날 밤만큼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가공되지 않은, 감정적인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툰베리는 정상회의 직후 다른 청소년 15명과 함께 독일,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등 5개 국이 아동권리조약에 따른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유엔에 제소했다.

12개 국 출신인 이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삶도 기후 변화로 영향을 받았다면서 금전적인 보상 대신 해당 국가들이 기후 변화의 목표를 즉각 변경하고, 다른 국가들과 공조할 것을 요구했다.

세계 지도자들도 당장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는 ‘멈추라’는 냉랭한 울부짖음을 내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협상할 때가 아니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탄소 중립은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자는 얘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2030년까지 에너지의 3분의 2를 재생에너지로부터 얻기를 원한다”면서 “2020년까지 마지막 원자력 발전소를, 2038년까지 석탄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는 문명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상황이 좋지 않고 지구가 고통받고 있지만,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 있고 여전히 (대응할)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종교 자유에 관한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짧은 시간이지만 회의장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15분간 정상회의에 참석해 모디 인도 총리와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설을 들은 뒤 자리를 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해 ‘지구촌 왕따’가 됐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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