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석 400개 증발 ‘원아시아페스티벌’ 아수라장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9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운동장에서 열린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개막식.정종회 기자 jjh@ 19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운동장에서 열린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 개막식.정종회 기자 jjh@

“몇 달을 기다린 공연을 보러 갔는데 자리가 없던데요.”

지난 19일 김 모(17·북구 화명동) 양은 평소 좋아했던 아이돌 가수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생태공원에서 열린 원아시아페스티벌 케이팝 콘서트 공연장을 찾았다. 친구들과 함께 무대와는 가장 먼 D석을 예매했지만 멀리서나마 가장 좋아하는 가수를 본다는 생각에 매우 설렜다. 오후 4시 30분 공연장 입장이 시작되고 예매한 자리를 찾아갔지만,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김 양의 좌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카메라 장비들이 설치돼 있었다. 자리를 찾지 못한 건 김 양뿐만이 아니었다. 김 양과 함께 D석을 예매한 관객 대부분이 자리를 찾지 못했다. 공연장 내 안내요원에게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안전 문제로 자리가 없어졌다”는 대답이었다. 김 양은 1시간여를 헤매다 전광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3시간가량의 공연을 관람했다. 김 양은 “좌석이 없어졌는데 사전공지도 없고 안내요원은 빈 좌석 아무 곳이나 앉아서 보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19일 화명생태공원 케이팝공연장

방송 장치 설치하며 좌석 변경

주최측, 사전 고지·현장 안내 미흡

수백 예약자들 좌석 사라져 ‘황당’

자리잡기 대혼란 사고 위험 ‘아찔’

부산 최대 축제 중 하나인 원아시아페스티벌 케이팝콘서트에서 예매 좌석 400석이 대거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주최 측은 방송 중계 장비 설치 등으로 불가피하게 좌석 배치가 변경됐다고 설명하지만, 사전 안내가 부족하다보니 현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주최사인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1만 원으로 유료 판매된 D석의 경우 8월에 예매가 시작됐다. 하지만 공연 2주를 앞두고 좌석 배치가 변경됐다. 중계 카메라가 설치되기로 하면서 D구역 400석가량의 자리가 사라지게 됐다. 주최 측은 부랴부랴 400석을 예매한 관람객들에게 전화로 좌석 변경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60여 명만이 전화를 받고 좌석 변경 사실을 인지했다. 340여 명의 관객은 별도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 현장에서도 좌석 변경에 대한 안내방송이나 안내판 등은 없었다. 주최 측은 400석의 좌석을 D구역 내 다른 지역으로 추가 배치했지만 안내가 없어 관객끼리 자리가 중복되는 일까지 빚어졌다. 현장 관객들에 따르면 좌석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자 급기야 현장 안전요원들은 “아무 좌석에나 앉아라”는 무책임한 안내를 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직후 SNS 등에는 원아시아페스티벌의 운영 미숙을 질타하는 글 수십 개가 올라왔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박 모(43) 씨는 “가뜩이나 야외 공연이라 날씨도 쌀쌀한데 1만 원 저가 좌석은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400명이 넘는 사람이 우왕좌왕하다가 안전사고라도 났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좌석 배치가 변경된 뒤 안내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전화로 공지를 했지만 공지를 받지 못한 관객이 많아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