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풍경] 날마다 천국의 기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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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소화 테레사 자서전/성녀 소화 테레사

가톨릭 역사에서 박사 칭호를 부여받은 성녀는 시에나의 카타리나, 아빌라의 테레사, 그리고 프랑스 리지외의 소화 테레사 세 분이다. 그 가운데 소화 테레사는 가르멜 수녀회에 15살에 들어가 24살에 결핵으로 돌아가신 분이다. 살아생전에는 그녀가 성녀인지 아무도 몰랐다. 사후에 출간된 자서전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사랑과 기적을 체험했다.

소화 테레사가 개척한 영성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삶을 천국의 기쁨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천국은 사후에 가는 곳이지만 그녀는 이러한 사유를 전복하는 비범한 지혜를 보여준다. 그녀는 ‘사랑’ 자체가 되어 하느님과의 합일을 지향하면서, 매일의 삶 속에 실현한다. 봉쇄 수도원 안에서 겪은 심리적 갈등이나 고뇌를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일화는 감동을 준다. 예를 들어 그녀는 괴로운 일을 당할 때, 아주 귀한 보물을 받은 듯 그 고통을 기쁨으로 전환시킨다.

고통이 가득한 지옥은 모든 사람들이 가기 싫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기꺼이 고통을 껴안아 그 곳을 천국으로 만드는 능력을 발휘한다. 세탁실에서 빨래하면서 옆의 수녀가 더러운 물을 튀길 때, 한순간 기분이 나쁘지만 오히려 그 상황을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병든 수녀의 까다로운 취향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미소를 통해 타인의 불행을 반전시킨다. 물론 이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그녀가 겪는 정신적 고뇌는 충분히 자서전에 묘사되어 있다.

1897년에 돌아가신 후에 지상에 장미의 비를 뿌리겠다고 하였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신비스러운 은총을 받았다. 1차 세계대전 때에 연합군이든 독일군이든 상관없이 부상당한 병사들이 소화 테레사가 치료해주는 발현을 경험했다고 전해진다. 날마다 천국의 향기를 전하며 사는 삶! 무한한 사랑과 감사로 충만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를.


김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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