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등대 그림에 부산 역동성 담았습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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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민 프랑스 해양 일러스트레이터 부산서 ‘등대, 천년의 불빛’ 전시

“부산의 바다는 독특한 예술적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부산을 찾은 세계적인 프랑스 출신 해양 일러스트레이터 라민(53) 작가는 부산에 대한 첫인상을 ‘잠재력’으로 표현했다. 노르웨이, 미국, 아이슬란드 등 전세계에서 전시회를 연 라민 작가에게도 산과 바다로 둘러 쌓인 부산은 생경하고 낯선 풍경이었다.

내년 3월 1일까지 해양박물관서 선봬

“부산 바다, 독특한 예술적 잠재력

등대 영감 받아 새로운 그림 도전”

특히 그는 부산의 등대에 매료됐다. 지난달 26일 부산을 방문한 라민 작가는 부산의 등대를 보기 위해 오륙도등대를 찾았다. 라민 작가는 오륙도 바위와 8개의 부표, 등대를 자신의 스케치북에 빼곡히 스케치 했다. 그는 “부산 등대는 부산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부산 등대에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달 30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내 임시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부산 등대를 주제로 한 그림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20대까지 해양인류학도였던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파리 국립장식예술학교로 향했다. 바다를 주제로 한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바다의 다양한 모습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됐다. 그가 그린 그림의 주제는 바다였지만, 단순한 바다 풍경이 아니었다. 그는 바다의 끝이자 해안의 중심인 등대에 주목했다. 등대를 배경으로 헤엄치는 물고기, 바다에서 고기를 낚는 어부, 항해하는 선장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담은 그림은 프랑스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작품에 매번 등장하는 등대는 그의 그림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라민 작가는 “등대를 중심으로 바다의 모든 활동이 일어난다”며 “등대는 항해를 마치고 도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시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라민 작가는 지난 2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등대, 천년의 불빛, 빛의 지문〉 전시에서 자신의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그림은 생동감 넘치는 미디어 아트로 구현된다. 라민 작가는 “미디어 아트로 내 그림이 표현되는 것은 처음인데 바다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역동성이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며 “부산 오륙도등대를 보고 영감을 얻어 그린 그림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총 3부로 열리는〈등대, 천년의 불빛, 빛의 지문〉 전시는 1부 ‘등대와 항해’, 2부 ‘세계 등대와 과학기술’, 3부 ‘세계 등대와 예술 작품전시회’로 구성됐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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