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가 안 빠진다… 중국 막히자 유탄 맞은 부산항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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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중국 화물이 빠지지 않아 부산항 컨테이너 장치장이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3일 신선대 부두에 가득 들어찬 컨테이너. 강원태 기자 wkan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중국 화물이 빠지지 않아 부산항 컨테이너 장치장이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3일 신선대 부두에 가득 들어찬 컨테이너.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으로 기항하는 배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 대신 부산항으로 몰리면서 부산항 컨테이너 장치장에 컨테이너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컨테이너가 몰리면서 작업시간이 길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어 해운·항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북항 부두 4곳(자성대, 신감만, 감만, 신선대)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전체 용량 16만 2231개의 81%대에 육박하는 13만 761개를 기록했다. 평소 장치율 73%대보다 10%가량 높은 수치다.


글로벌 선사 中 기피 부산항에

中 선사 화물 반출도 안 돼

컨 장치율 80~90%대로 급등

공간 협소해 하역 작업 지체

순환율 하락·물동량 저하 우려

장치장 포화 해소 대책 마련을


부두별로 보면 감만부두의 경우 3만 4958개의 장치 공간 중 3만 1643개가 장치돼 장치율 90%를 돌파했다. 신항도 사정은 마찬가지. 신항의 경우 컨테이너 35만 4699개를 쌓아 둘 수 있는데, 같은 날 기준으로 29만 2724개가 장치돼 장치율 83%에 육박하고 있다. 평시 68%대인 장치율에 비하면 15%나 증가한 수치다.

컨테이너가 부산항에 몰린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 춘절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를 9일까지 늘렸고, 글로벌 원양 선사들이 중국 기항을 기피하고 있다. 또 춘절 전 부산항에 컨테이너를 적치해둔 중국 선사들이 작업자 동원이 어려워져 컨테이너를 찾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장치율 상승이 더욱 가속되고 있다.

BPA에 따르면 2016년 한진해운 사태 때 컨테이너가 몰렸던 경우를 제외하고 근래 장치율이 90%에 육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한진해운 소속 배들이 컨테이너를 내려도 반출이 되지 않아 빈 컨테이너가 쌓였고 외국 목적지로 가야 할 화물도 움직일 수 없게 돼 부산항 마비 직전까지 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장치장 포화 상태가 오래 가는 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컨테이너 ‘순환율’이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물동량 저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밝지 않은 전망마저 나온다. 터미널은 컨테이너가 들어오고 나가는 ‘회전율’이 곧 생산성이기 때문이다. 컨테이너를 둘 공간이 협소해져 부산항 작업속도가 50% 이상 늦어지고 있다는 현장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중국 기피 현상이 계속될 텐데 부산항이 대체제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장치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부산항 전체 운영사 차원에서 장치장 포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BPA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9개 부두를 대상으로 긴급 현황 파악 조사를 벌인 뒤 이례적으로 유휴부두, 공컨테이너 장치장 등을 개방하기로 했다. BPA는 북항의 경우 유휴부두를 개방하고 신항의 경우는 배후단지, 공컨장치장 등을 이용해 적체 현상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BPA 관계자는 “예년에도 중국 춘절 전후 부산항 장치율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이번엔 신종 코로나 탓에 장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각 부두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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