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 이케아 ‘근거리 배송 수혜자’ 전국 최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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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영남권에서 처음 문을 연 이케아 동부산점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에 진열된 가구 등을 살펴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13일 영남권에서 처음 문을 연 이케아 동부산점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에 진열된 가구 등을 살펴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영남권 최초로 부산에 개장한 이케아 동부산점이 정작 부산 시민을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동부산점의 근거리 배송 서비스 적용 대상이 전국 매장 중에서 가장 적은 데다, 또 부산 안에서도 적용 기준이 ‘들쭉날쭉’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19일 이케아 코리아에 따르면, 이케아의 근거리 배송 서비스는 온라인 배송과 달리 매장에서 구입한 물품을 이케아 매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고객 거주지로 배송하는 것이다.


일반 배송료보다 2만 원 저렴

부산 6개 구 146만 명만 혜택

광명점 234만, 고양점 284만 명

“영남 첫 매장, 부산 차별하나”


부산 내 적용기준도 들쭉날쭉

남천동은 되고 대연동은 안 되고

수십m 행정경계로 희비 갈려


이케아 동부산점의 경우 근거리 배송 서비스 지역은 기장군,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금정구 등 6개 구이다. 가격은 2만 9000원으로 일반 배송(4만 9000원)보다 2만 원 저렴하다. 반면 서비스 지역에서 벗어난 남구, 부산진구, 사상구 등 10개 구는 일반 배송 비용이 적용된다.

그러나 동부산점의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적용받는 인구수는 전국에서 가장 적다. 부산지역 근거리 배송 수혜 지역 6개 기초지자체의 인구는 약 146만 6700명이다. 이 같은 수치는 이케아 고양점 284만 6200명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이케아 광명점 234만 2000명, 이케아 시흥점 147만 6000명보다 적다.

서부산시민협의회 김영주 회장은 “동부산점의 근거리 배송 혜택 인구는 전국 지점 중에서 가장 적은 수준으로, 부산의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거리라는 획일적 기준을 적용했다. 부산 시민으로서 차별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부산 내에서도 매장과 먼 지역이 서비스 범위에 포함되는 반면 가까운 지역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 또 불과 수십m 떨어진 행정 경계를 두고 배송료가 2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기고 있다. 실제로 이케아 동부산점을 기준으로 금정구는 22.8km(금정구청 기준)로 자동차로 31분 거리에 있지만,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남구는 19.7km(남구청 기준)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있지만, 서비스 지역이 아니다.

또 근거리 배송 혜택이 주어지는 수영구 남천동 A아파트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남구 대연동 B아파트는 직선거리로 40여m 떨어져 있다. 이처럼 서비스 기준이 모호하고 특정 지역에만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남구에 거주하는 이 모(36) 씨는 “행정구역을 선으로 그어두고 ‘여기는 혜택 주고 여기는 안 준다’식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어떤 기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이케아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자기들 마음대로 서비스 범위를 적용해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고 토로했다.

부산진구에서 침구류 판매업을 하고 있는 박 모(54·여) 씨는 “가구뿐만 아니라 침구류에 주방 잡화 대부분을 제공하는 이케아가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를 한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케아는 부산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데 중·서부산에는 근거리 서비스 혜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근거리 배송 서비스는 광명점, 고양점, 기흥점 모두 제공하는 서비스다. 매장별로 범위와 기준에서 차이가 있다”며 “매장 근방 지역에 한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현·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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