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메르스보다 전파력 최대 10배, 치사율은 7분의 1 수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첫 환자가 나온 뒤 두 달여가 지나면서, 코로나19의 질병적 성격의 윤곽이 나오고 있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다행히 치사율이나 위험성은 메르스나 사스보다 약하다는 쪽으로 학계 의견이 모이고 있다.
치사율 메르스 20.5% 사스 9.6%
코로나19, 중국 제외하면 1.2%
기저질환 있을 경우 급격히 악화
24일 기준으로 국내외 코로나19 감염자는 7만 9428명으로 이중 2619명이 숨졌다. 치사율은 3.1%다. 반면 2015년 유행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는 치사율이 20.5%였고, 2002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는 9.6%였다. 치사율만 놓고 보면 위험도는 메르스의 7분의 1, 사스의 3분의 1수준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이 결국 1%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중국 상황이 워낙에 특별한 경우이다 보니, 이를 제외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내 확진자(7만 7150명)와 사망자(2592명)를 제외하면, 확진자 2228명에 사망자 27명으로, 치사율이 1.2% 정도다.
감염 전문가들이 중국을 제외한 통계에 의미를 두는 건 통계 왜곡 가능성과 중국 보건 상황의 특수성 때문이다. 중국에선 경증 증상의 보균자에 대한 조사가 미뤄지면서, 확진자 수가 줄고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크게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 또 우한시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경증 환자들도 치료받지 못하고 오히려 열악한 상황에 수용되면서 치사율이 높아졌을 수도 있다. 국내 보건망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있는 만큼 중국 상황을 그대로 도입하는 건 무리다.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면역력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독감 정도의 증상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37.5도 이상으로 체온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38도를 넘어서는 메르스나 사스 등에 비해 고열 정도가 약하다. 폐렴으로 넘어가더라도 완치가 가능한 수준이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도 “코로나19는 면역력으로 3주 사이에 바이러스가 다 없어지면서 병이 저절로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국내 17번 환자는 퇴원 당시 “겪어 보니 그리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 독한 감기 느낌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고령환자나 폐질환 등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상황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면역체계가 무너져 있으면 고열 정도가 심해지고, 폐렴 증세가 중증 상태로 나빠져 호흡곤란 상태가 올 수 있다. 국내에서 청도 대남병원 환자 위주로 사망자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국내 세 번째 사망자의 경우 고혈압 정도의 지병만 있고 나이도 40세에 불과했으나, 숨지기 전날 야근을 하는 등의 정황으로 미뤄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환자는 숨진 뒤 화장 절차까지 마친 상황에서 감염 사실이 밝혀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메르스 등에 비해 무서운 점은 전파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보균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RO)가 코로나19는 2~4 정도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상당히 빠른 전파력으로, 그만큼 면역력이 약한 이들을 감염시킬 가능성도 높다. 반면 메르스는 0.4~0.9, 사스는 2~5정도로 통용된다.
김백상 기자 k103@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