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 물류 혁신과 교통 혼잡 예방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봉재 (주)이화기술단 대표이사 대한토목학회 부울경지회 건설드론 분과위원장

우리의 일상생활에 불쑥 찾아온 코로나19는 거리 두는 사회로 사람 사는 모습을 바꾸게 하고 있다.

반강제로 격리되는 세상에서 소중한 생필품을 문 앞까지 받아 볼 수 있는 배송서비스가 우리 삶에 생명선이 되는 느낌이다. 그 생명선이 일상의 수송라인이 되어 도심에 촘촘히 연결된다면 시내 도로는 얼마나 복잡해질까?

일반적으로 배송 서비스 방식은 익일배송, 당일배송, 신선식품배송, 퀵서비스, 픽업서비스(관공서, 편의점) 등 각기 배송 의뢰회사의 특성에 맞추어 운용되고 있다.

물류 센터에서 분배된 배송물품이 고객 문 앞까지 배송되는 과정을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라 한다. 어원은 사형수가 사형집행이 이루어지는 장소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의미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의미가 확대되어 ‘최종 과정’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의 온라인 시장이 크게 발달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대 생활 패턴 상 시내 주요 도로에서 수많은 배송 차량이 대중교통을 방해하고, 병목현상을 유발하면서 발생하는 교통 불편을 시민들은 일상적으로 느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는 라스트 마일 배송이 현대인의 도시 생활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30년까지 세계 100대 도시에서 라스트 마일 배송수요가 78% 증가하고 배송 차량 수는 36%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도시 내 탄소배출량은 10년 사이 32%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미국 뉴욕시는 주요 물류업체 주차위반 단속 건수가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규제가 미흡할 시는 차량 정체가 21% 증가하고 개인 출퇴근 시간이 평균 11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배송 서비스에서 물류 체인 내 제반 비용 구성은 물건을 모으고(4%), 분류하고(6%), 중간물류까지 수송(37%), 라스트 마일(53%)로 구성된다. 물류의 최대 비용 구성인 라스트 마일 부분을 혁신한다면 도심 교통 혼잡을 줄이고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키면서 택배기사의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모든 물류는 국토의 중심인 대전에서 집하되고 전산 분류되어 각 지방의 물류센터로 배송된다. 물류센터에 도착한 컨테이너는 하역작업과 분배 작업이 이루어져 라스트 마일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각 물류 회사마다 시내에 산재한 물류센터를 갖고 있고 택배기사는 소속된 물류회사 물품만 배달한다는 것이다.

물류센터와 분배작업을 하는 전산 데이터가 통합된다면 택배 차량의 운송 거리는 줄어들 것이고 택배기사의 수입도 늘어날 것이다.

통합물류센터는 광역시에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여 후보지를 확보하면 물류회사들이 공동시설 투자하는 방식이다.

물론 물류회사마다 택배기사에게 지급하는 임금체계도 틀릴 것이고,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 전송하는 전산 체계도 회사 고유의 영업 비밀이라 쉽게 통합 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혼잡교통 해소와 시민들 생활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관철되어야 하겠다. 또한 택배 차량을 전기배송차량으로 전환한다면 탄소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은 2019년 9월 전기차 10만대를 주문하여 탄소배출량을 최대 60% 저감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통합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드론, 자율주행차량 등을 도입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고객들이 직접 물품을 전달받는 순간까지 만족을 느끼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도심 교통 혼잡을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하루빨리 갖추어지길 희망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