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에 분노한 서지현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예견된 범죄"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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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페이스북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페이스북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47·사법연수원 33기)이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예견된 범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 자문관은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검사이다.

서 자문관은 지난 21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베(일간베스트), 소라넷 등에서 유사범죄들이 자행됐지만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라고 되물으며 "초등학생에까지 널리 보급된 휴대폰으로 더 쉬워진 촬영, 업로드, 채팅, 추적이 어렵다는 텔레그램, 가상화폐 등장 등 너무나 당연히 '예견된 범죄'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아동 음란물을 유통하다 덜미를 잡힌 손 모씨,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며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성접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가수 승리, ‘별장 성접대 의혹’의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 서 자문관 성추행 및 인사 보복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을 거론하며 “여성을 인간 취급하지 않은 자들 누가 제대로 처벌받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피해자들이 당할 만했다고? ‘노예’(텔레그램 n번방 피해자) 외에도(이 경우도 절대 부동의나) 카카오톡 프로필, 인스타그램 사진, 동기 여학생 치마 속과 명찰, 지나가는 스튜어디스 사진, 여자친구나 가족 사진 등을 올려 포르노 합성 요청, 욕설, 음란문자 발송이나 강간을 요청하고 공유한 방이 셀 수 없는데 그것도 피해자의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서 자문관은 끝으로 "코로나19에 위기대처 능력 보여주고, 전세계 칭찬을 듣는 나라가, 전세계 코로나 감염자수와 유사한 아동성착취 범죄자 26만명에는 과연 어찌 대처할 것인가?"라면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n번방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은 정말 제대로 된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성 착취 사건이다. 피해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대거 포함한다.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남성 가해자가 텔레그램에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채팅방을 만들어서 '노예'라 불리는 피해 여성들의 성 착취 사진을 올리고 신상정보를 공유한 뒤로 'n번방'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n번방은 2019년 9월에 사라졌고 대신 다른 방들이 생겨났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방이 '박사방'이다.

지난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인 20대 조모씨 외에도 13명을 검거해 그중 4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9명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인 '박사방'을 통해 암호화폐를 받고 팔아넘긴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다른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물을 찍을 때는 새끼손가락을 들어 이것이 '박사'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인증하도록 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에 '고액 알바', '스폰 알바' 등의 광고 글을 올려 미성년자 등을 유인하거나 암호화폐를 계좌로 받아 조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금전적 대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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