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전하는 가르침에 귀 기울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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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근 동의대 교수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출간

“수백 년이 지난 고목을 눈 감고 안아보세요. 나무가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여호근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그의 나무 사랑은 남다르다. 여 교수는 나무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책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나무들의 감성 스토리>를 최근 선보였다. 경남 양산시 내원사의 소나무, 전남 강진군 작천면의 멀구슬나무 등 천연기념물 또는 보호수로 지정된 전국의 나무를 찾아다니며 느낀 점을 조근조근 설명하고 있다.

전국 보호수 196그루 등 탐방 재조명
“나무처럼 베풀며 우리도 성숙해지길”

이에 앞서 그는 2018년에도 <함께 걸으면 들리는 부산 나무의 감성스토리>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호텔과 컨벤션 경영을 전공한 여 교수가 나무와 사랑에 빠진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가 나무와 사랑에 빠진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회화나무 샘터공원’에 뿌리를 내린 수령 650년 이상인 거대한 회화나무를 처음 본 순간, 모든 나무는 저마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세찬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회화나무의 웅장한 외관을 보는 순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스승을 대하는 듯한 자세로 나무를 바라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여 교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나무를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나무들의 감성 스토리>에는 그가 만난 전국 보호수 196그루의 이야기가 빼곡하게 담겨있다. 해당 나무에 대한 그의 느낌과 가는 도중의 즐거움, 어려움 등은 물론 나무에 얽힌 전설, 현재 보존 상태 등을 알기쉽게 설명했다. 소개 글 끝마다 짧은 자작시도 담았다. 그야말로 ‘감성스토리’이다.

그는 “민통선에서 제주도와 울릉도까지 오랜 세월, 삶의 신비를 품고 있는 천연기념물 보호수들을 찾아 다녔다”며 “나무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매개물인만큼 나무가 오랜 시간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편린을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국내 최고 수령의 울릉도 도동리 향나무, 국내 느티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부산 기장군 장안리 느티나무, 전남 구례 산동면의 산수유나무를 본 뒤 느낀 가슴 먹먹함은 아직도 생생하다”며 “오랜 세월을 견딘 나무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나무가 전해주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 교수는 “나무가 다른 존재들에게 아낌없이 베풀면서 자신의 성장과 성숙을 거듭하는 것처럼, 인간 역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에게 더 많이 베풀면서 한층 성숙해지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나무들과 함께 호흡하고 의미를 나누면서 더욱 가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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