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극장 이어 ‘방구석 극장’도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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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급감 와중에도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주디’의 스틸컷. 부산일보DB

한국 영화의 세계적 활약으로 장밋빛 전망이 펼쳐질 것 같았던 한국 영화계가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지난 주말부터 직영점의 약 30%에 달하는 전국 35개 점의 휴업에 들어갔고, IPTV로 보는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마저 동반 침체하고 있다.

IPTV 주문형 비디오 시장 침체
2월 반짝 늘었다가 3월 들어 급감
개봉영화 거의 없어 이용객 줄어

3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VOD 이용 건수는 지난달 폭발적으로 늘다가 이달 들어 급감했다. IPTV 3개사인 올레tv, Btv, 유플러스tv와 디지털케이블 회사인 케이블tv VOD 등 4사의 이용 건수를 합친 산업 주간 통계를 보면 9주 차인 2월 24일~3월 1일 이용 건수는 84만 7444건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이용 건수는 급감했다. 10주 차(3월 2~8일) 58만 5019건, 11주 차(3월 9~15일) 44만 990건, 12주 차(3월 16~22일) 33만 5973건 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이 커진 지난달 VOD 이용 건수는 반짝 늘어났지만, 이달 들어 급격히 줄었다. 지난달 VOD 이용 건수가 정점에 달했을 때는 7주 차(2월 10~16일)로 123만 7181건이었다. 하지만 영화 개봉 자체가 줄고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상업 영화 개봉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안방극장도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 개봉 직후 시차를 두고 최신 영화 안방 개봉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게 대표적인 사업 모델이었는데 개봉 영화가 없으니 VOD 이용 건수도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극장의 위기가 ‘방구석 극장’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는 치솟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모바일앱 분석 서비스 앱마인더 자료에 따르면 OTT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설치자 수 668만), 넷플릭스(554만), 웨이브(514만)의 인기는 지난주보다 올라갔다. 3사의 주간 이용자 수는 각각 286만, 267만, 133만 명이었다. 카카오페이지 이용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넷플릭스는 7.8%, 웨이브는 0.3% 각각 올랐다.

최신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를 건별 구매하는 IPTV와 달리 OTT 플랫폼은 자체 제작 드라마 시리즈, 영화뿐만 아니라 TV 방영 프로그램을 구독하는 형태다. 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OTT 이용 시간 자체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영화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행처럼 앞으로 영화계 산업 구조 자체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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