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끙깔깔 우리아이 상담소] 경제관념 전혀 다른 남매, 교육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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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치우친 ‘저축과 소비’ 바람직하지 않아… 대화 통해 올바른 경제 습관 이끌어야

Q. 초등학교 4학년, 1학년에 올라가는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한집에서 난 자식이라도 모습, 성격 모두 제각각이더니 경제관념에 있어서도 180도 차이가 납니다. 누나는 일주일마다 용돈을 주면 쓰지 않고 꼬박꼬박 모아 큰돈으로 만드는 반면, 동생은 무슨 일만 있으면 “내가 돈이 많으니 사주겠다”고 그렇게 인심을 씁니다. 돈만 생기면 장난감을 사겠다고 야단이고요. 돈이 있으면 있는 족족 다 쓰겠구나 싶은 아이죠. 동생의 미래가 걱정됐는지, 마침 큰 애가 아이디어를 하나 내더군요. 거실 청소하면 100원, 빨래 개면 100원 이런 식으로요. 노동의 가치, 돈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 싶어 제안을 받아들일까 하다, 어디선가 이런 식으로 용돈 주는 게 오히려 역효과라는 글도 본 것 같아서요. 이런 식의 경제 교육, 괜찮을까요? 또 둘째의 경제관념을 길러주기 위한 좋은 교육법은 뭐가 있을까요? (해운대구 D 엄마)

A. 자녀의 경제 관념과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씩은 하게 됩니다. 현대만의 고민도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고민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은 늘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해당 학부모님의 경우는 그 고민을 걱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 같이 생각해보고 또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점에 대해 먼저 잘하고 계신다고 크게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교육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기본이며, 경제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경제 관념에 대한 교육은 학교나 또래집단에서 수행되기에 한계가 있고, 가정에서의 교육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4학년 자녀의 경우 현재 절약과 저축을 아주 잘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 모습이 지속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동생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지만 중고생이 되어서도 계속 같은 생각일 수 있을까요? 지켜보다 보면 동생의 소비 활동이 더 행복해 보이지는 않을까요? 동생을 보면 굳이 큰돈을 모으지 않더라도 어떤 문제가 일어나는 것 같지 않고, 주위에 베풀다 보니 인기도 많은 것 같고, 용돈은 넉넉하진 못하더라도 늘 안정적이긴 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저축하며 참고 사는 것 보다, 베풀며 만족스럽게 소비하는 게 자녀의 입장에선 돈을 사용하는 더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학년 자녀는 스스로 통제하여 절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습관이 길러져 있기에, 지금도 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행복감과 보상을 주면 좋겠습니다. 아직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알기보다는 어른들이 옳다고 하니까, 그렇게 배웠으니까, 칭찬 받았으니까 저축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4학년 자녀에게는 저축의 목표를 세워주세요. 늘 아끼려고 스트레스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목표 세우기 첫 번째, 이번 주 혹은 이번 달은 어느 정도를 저축할 것인지 비중과 금액에 대해 자녀와 같이 이야기 해보세요. 남은 건 자녀가 맘 편하게 써도 괜찮도록 말이죠. 두 번째, 목표한 저축이 잘 되고도 아낀 돈은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의미로 맘껏 써보라고 해보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도 좋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선물을 사고 베푸는 것도 좋습니다. 세 번째, 저금통이나 통장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자녀가 갖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곳에 대한 목표를 두고 저축하는 습관을 키워주세요. 저축의 기능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쓸 수 있기 위함입니다. 한 두 달 용돈만으로 쉽게 갖지 못할 게임기, 액세서리, 전자기기 등 갖고 싶은 것을 가졌을 때 ‘저축하기 잘 하였구나’ ‘이렇게 계획적으로 소비하면 좋구나’ 하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스스로 현명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지금처럼 많이 대화하고 동생의 고민도 터 놓아보세요. 지금처럼 자녀는 동생을 위한 좋은 생각이나, 어디서 들어본 좋은 의견을 말해볼 텐데 이 때 뱉은 말들로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이 또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1학년 자녀는 반면 소비에 대한 가치를 잘 느끼고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절제와 통제를 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우선 동생은 누나라는 좋은 본보기가 있어 교육에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말을 먼저 해주면 어떨까요?

“돈을 쓰는 것을 소비라고 하는데, ○○는 소비 좋아하지? 누나는 현명한 저축왕이잖아, ○○는 현명한 소비왕이 되어서 서로 도움을 주면 좋겠어. 해볼 수 있겠지?”

먼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틀린 것이 아니니 잘하는 부분을 칭찬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나가 저축계획을 세울 때, 같이 소비계획을 세우도록 해주세요. 한 달 치의 큰 용돈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은 아직 힘들기에, 일주일 단위 정도로 하여 용돈을 지급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 누나와 같은 방법으로 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직 어린 자녀는 당연히 돈을 쓰는 게 참는 것보다 재밌을 것입니다. 어떤 분야든 재미와 성취감을 얻게 해줄 때 변화가 생깁니다.

나아가 합리적인 소비를 쉽게 생각하면 가치와 가격을 비교하여 같은 돈을 쓸 때 최대 효용을 얻도록 하는 것 입니다. “앞으로 OO도 물건을 살 때 현명한 소비왕이 되려면 내는 돈에 비해 얼마치만큼 행복한지 한번 꼭 생각하고 소비하면 된다”고 소비의 개념을 잡아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4학년 자녀가 건의한 방법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유사하게 생산 활동에 적극 참여를 유도하여 노동의 가치를 알 수 있게 ‘생산의 경제’를 가르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담사례에 적합한 안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경제교육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입니다. 대화가 어렵다면 때론 가족들이 다함께 ‘선택’ 또는 ‘경영’과 관련 있는 보드게임을 즐겨보세요. 다만 승패보다, 과정 속에서 잘한 점을 칭찬하고 부족했던 점은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녀들과 할 수 있는 보드게임 ‘부자 만들기’ ‘행복한 왕국’ ‘인생게임’ ‘마이빌리지’ ‘시타델’을 추천 드립니다.

윤상현 융합교육센터 e-쑤시개 교육이사





“애 키우는 집이 다 그렇지, 그게 무슨 고민이라고.”

핀잔 들을까봐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고 계신 건 아니신가요. 아이 키우는 부모들끼리 만나 얘기해 보면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다른 부모도 똑같이 하고 있어 놀랄 때가 많죠. 유아, 초·중·고 어떤 자녀라도 좋습니다. 아이 키우면서 하게 되는 어떤 고민이라도 좋습니다. edu@busan.com으로 보내주세요. '깔깔' 웃으며 돌아갈 수 있도록 전문가 혹은 선배 부모를 통한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드립니다. 선정되신 분께는 커피 기프티콘도 보내 드립니다. 많은 고민 사연 기다립니다. - 끙끙깔깔 우리아이 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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