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검사에 15분…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산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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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속 진단 기법

정부의 미국·유럽발 입국 내국인 긴급수송 방침에 따라 30일 오전 KTX로 부산역에 도착한 내국인들의 거주지 이동에 앞서 방역 요원들이 짐 소독을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전 세계 최초로 부산에 코로나19 진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초스피드 워킹스루(도보진료) 부스’가 선보였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는 인천국제공항 등에 설치된 기존 워킹스루 부스와 달리 검사자가 안에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코로나19 진단에 새로운 전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남구보건소와 ‘글러브 박스’ 제작업체 ‘고려기연’은 30일 남구 대연동 남구보건소에서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 시연회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를 본격 운영했다.

‘고려기연’ 남구보건소서 시연
검사자가 안에서 밖의 검체 채취
기존엔 피검사자가 부스에 입실
피검사자 방호복 불필요
종전 25분에서 대폭 앞당겨
무상대여 후 질본 등 확대 예정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는 검사자가 부스 안에 들어가 부스 밖에 있는 피검사자를 진단하는 시설이다. 이는 피검사자가 부스 안에 들어가 검사를 진행하는 기존 워킹스루 부스의 개념을 뒤집은 것이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워킹스루 부스는 피검사자가 밀폐된 부스 안에 들어가야 한다. 검사자는 부스 외부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부스 안으로 손을 넣어 피검사자의 검체를 채취한다. 채취 이후 다른 직원이 피검사자가 있었던 부스 안에 들어가 검체를 수거하고 내부를 소독한다. 이 시간이 5분 이상 걸린다. 이렇다 보니 기존 워킹스루 부스에서 한 명을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25분이다. 때로 다른 피검사자가 부스 안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까 두려워 입장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의 경우 검사자가 부스 안에 들어가 고무장갑으로 외부에 있는 피검사자의 검체를 채취한다. 그렇다 보니 채취가 끝날 때마다 부스 안을 따로 소독할 필요가 없고, 검사자와 피검사자가 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1명 진단 시간은 검사지 작성까지 대략 15분으로, 기존 부스보다 1.5배 이상 빠르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는 ‘고려기연’과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공동 개발했다. 이달 초 안 사무관이 이동형 음압부스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고려기연이 공동 개발을 제안해서 이뤄졌다. 고려기연은 사람이 들어가 연구하는 밀폐된 상자(글러브 박스)를 제작하는 전문 업체이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기연은 먼저 부산 남구와 연제구 보건소에 무상 대여 형식으로 이 부스를 기증했다. 보건당국은 이들 보건소에서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를 먼저 사용한 후 질병관리본부나 민간 병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원태 고려기연 전무는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만들어 국가적 재난 사태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고려대 병원 등과도 사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여현 사무관은 “이 시설을 이용하면 신천지 교회처럼 집단 발병 의심 사례 때 백운포공원 같은 넓은 야외에서 신속하게 다수의 검체를 검사할 수 있다”며 “기존의 음압, 양압 방식 모두 사용이 가능하고, 진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코로나19를 비롯한 다른 감염병 검사에 새로운 전기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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