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시장에 몰린 자금 ‘옥석 가리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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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만 마지막 알짜 입지로 관심이 쏠렸던 ‘신세계 빌리브 센트로 오피스텔’이 최고 616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부산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면하지 못하지만, 신규 분양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금이 몰리는 등 ‘옥석 가리기’ 장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0일 청약을 진행한 ‘빌리브 센트로’가 392실 모집에 1만 4960건이 접수돼 38.16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이며 전 모델 청약 마감됐다. 부산 남구 용호만 매립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상 25층, 4개 동 392실 규모로 신세계건설이 부산에서 첫선을 보이는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용호만 알짜 ‘빌리브 센트로’
최고 경쟁률 616 대 1 기록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무색
기존 아파트시장은 하락세
신축불패 ‘디커플링’ 현상 뚜렷

이날 3개 모델 청약을 받은 이 단지는 최고 경쟁률 616.63 대 1을 기록하며 청약 마감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모델은 전용 84㎡T로, 8실 모집에 4933건이 몰렸다. 57㎡(48실)는 71.60 대 1, 84㎡(336실)는 19.61 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부산 지역 신규 분양 단지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무색할 정도로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3월 북구에서 분양한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은 169가구 모집에 1만 4920건이 접수되며 평균 88.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운대구 중동의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역시 88가구 모집에 무려 1만 9928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226.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부산의 기존 아파트 시장은 외지인 등의 투기 수요가 빠진데다 코로나 사태로 매수 심리도 꺾이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아파트값은 3월 두 번째 주 이후 3주 내리 0.02~0.04%씩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1만 6419건이 매매됐던 부산 아파트 거래량은 1월 1만 1037건, 2월 8456건으로 줄어드는 등 거래 절벽도 심화하고 있다.

부산 부동산시장에서 기존 아파트 단지와 신규 분양 단지 간 매수세가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 분양사 관계자는 “요즘 부산 부동산시장에는 먼저 당첨부터 되고나서 나중에 고민하라는 뜻의 ‘선당후곰’, 입지 좋은 신축 아파트를 잡으면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신축불패’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며 “올해 부산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대연4구역 재건축이나 거제2구역 재개발 단지 분양 때 이런 기조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도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신규 분양 단지의 경우 청약 후 입주까지 2~3년의 시차가 있는 만큼 당장 부동산시장이 나쁘더라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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