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거리 두고 20분 환승로 만드는 사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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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과 도시철도 2호선의 환승역인 사상역 일대 환승 이동로가 길고 복잡해 노인,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강장을 직접 잇는 ‘직결 환승 이동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부산시, 사상~하단선 시공사인 SK건설,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현재 설계상으로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 승강장(지하)에서 사상~하단선 501 승강장(지하) 사이의 환승 이동로 길이는 최소 180m 이상이다.

2022년 완공 예정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2호선 갈아타기 복잡
사업비 탓 ‘직결환승이동로’ 못 해

이동 경로도 복잡하다. 승객은 2호선 승강장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등을 탑승한 후 사상역 정문을 통과해 사상~하단선으로 연결된 이동 통로를 이용해야한다. 이후 밖으로 나와서 사상~하단선 정거장 정문이 있는 환승광장을 통과한 후 다시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야 사상~하단선 승강장에 도착할 수 있다.

이처럼 이동 경로가 길고 복잡하다 보니 환승에 필요한 시간은 일반인 기준으로 최소 10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교통 약자들의 경우 환승 이동에만 20분 이상 걸리고, 특히 잦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탑승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김 모(75) 씨는 “환승에 20분이나 걸리고 에스컬레이터 등 곳곳에 장애물이 있다. 우리처럼 몸이 힘든 사람들은 환승을 하지 마라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따라서 환승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결 환승 이동로가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직결 환승 이동로는 사상~하단선 승강장과 2호선 사상역 승강장을 직접 연결하는 통로로 전체 길이가 약 20m에 불과하다. 승강장 밖으로 나올 필요도 없다. 환승에 소요되는 시간도 최대 3분이다. 따라서 이 일대 주민들은 사상~하단선 개통 이후 사상역이 서부산권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직결 환승 이동로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상~하단선은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과 1호선 하단역을 연결하며 총 길이는 6.9km이다. 사상~하단선의 개통으로 사상역 환승 인구는 하루 2만 52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민들의 요구에도 기획재정부와 부산시는 ‘사업비가 급증한다’는 이유로 직결 환승 이동로 설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직결 환승 이동로 설치에 165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필요하다.

시공사 측 관계자는 “지금은 165억 원이면 직결 환승로 설치가 가능하지만, 준공 이후 설치 시 550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며 “사상역 미래를 생각했을 때 지금 적은 예산으로 직결 환승 이동로 공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이왕이면 승객들이 좀 더 편하게 이동하면 좋겠지만, 막대한 사업비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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