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또 연기” 막막한 유치원·어린이집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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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서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일보 DB

유치원·어린이집 개원이 사실상 무기한 연장되면서 학부모들이 ‘멘붕’에 빠졌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히 없어 전전긍긍하거나 돌봄 비용에 걱정을 토로하고 있다. 또 온종일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은 매일 녹초가 돼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하고 있다.

아이 맡길 곳 찾아 전전긍긍
돌봄 비용 급증에 가계 부담

부산 수영구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이 모 씨는 아이들 돌봄 비용 탓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 어린이집 개원이 무기한 연장되면서, 이 씨는 베이비시터 이용을 기존 일주일에 2번에서 4번으로 늘렸다. 돌봄 비용이 배나 뛰면서 이 씨는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외면하던 ‘긴급 돌봄’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씨는 “베이비시터 월급만 150만 원 정도로 부담이 크다”면서 “휴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계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인터넷 맘카페 등에는 유치원·어린이집 개원 무기한 연기로 아이들 돌봄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워킹맘은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가족이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고 있는데, 계속된 연기로 돌봄 비용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집에서 아이 둘과 온종일 지지고 볶고 하고 있으니, 두통이 생겼다. 계속 우울한 생각만 든다”고 토로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후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또 개학 연기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받는 학부모들도 생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한 양육수당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비 형태로 지급된다.

부산 해운대에 사는 박 모(37) 씨는 최근 양육수당을 현금으로 받고 있다. 어린이집의 무기한 휴원으로 네 살짜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씨는 “학교는 온라인 개학이라도 하지만 어린이집은 무기한 연기 상태로, 이럴 바에 현금이라도 받자면서 다니던 어린이집을 퇴소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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