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을] 지역 밀착형 박재호 VS 전국 인지도 이언주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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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현장을 가다] 부산 남을

부산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1일 오후 용호동의 한 전통시장에서 주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남구을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도 이날 오후 용호동 오륙도SK뷰 아파트 상가를 찾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정대현 기자 jhyun@
4·15 총선을 2주 앞둔 1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 삼성시장 입구. 파란 점퍼를 입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지나가는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서 100m 정도 되는 거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에게 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만 10여 분. 길에서 만난 유권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있었다.

17대 총선부터 부산 남을 지역에 출마, 부지런히 지역 기반을 닦아 온 박 후보는 3전 4기의 신화를 달성했다. 그는 자신의 선거 유세 방식을 “매일 뒷골목을 헤맨다”고 표현했다.

박, 직통 전화번호 적힌 명함 돌리며
매일같이 부지런히 뒷골목 누벼

이, 유권자들 사진 찍자며 관심
청·장년층 표심 공략에 분주

그는 이날 시장에서 “현장에서 유권자를 만날 때마다 직통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고 국회가 열리지 않는 주말에는 항상 지역에 내려온다”며 “벌써 이렇게 생활한 지도 20년이 다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지역구 단위로 뽑는 이유가 지역민의 삶과 밀접한 문제들을 해결하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남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긴 시간 지역구 관리에 소홀히 하지 않은 박 후보의 결실은 유세 현장을 동행하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차에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도 창문을 내려 그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는 “박재호 파이팅”이라 외치기도 했고 가게에서 나와 지나가는 박 후보를 붙잡고 인사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박 후보는 또 주민들로부터 지역 일꾼으로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용실에 들어간 박 후보는 주인과 손님들에게 반갑게 인사한 다음 “남구 발전은 저 박재호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의자에 앉아 있던 윤 모(66) 씨는 박 후보에게 “그래! 니 일 잘한다”고 대답했다. 박 후보가 나간 뒤 윤 씨는 기자에게 “저 사람 일 하나만큼은 잘한다고 소문이 나 있다”며 “내가 30년 동안 여기 있었는데 원래 하던 사람이 해야지 서울에서 갑자기 내려온 사람이 뭘 하겠냐”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가 삼성시장을 방문한 것은 실버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보도된 <부산일보> 여론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박 후보는 만 6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층에서 이 후보를 앞질렀다. 박 후보는 이 후보를 30세 미만에서 17.3%포인트(P), 30대에서는 3.9%P, 40대에서는 10.9%P, 50대에서는 5.3%P 앞섰다. 하지만 60세 이상에서는 이 후보(54.8%)와 18.8%P 차이로 뒤져 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이 같은 결과를 염두에 둔 듯 용호2동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상가를 방문해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청·장년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기 침체에 대한 정부·여당 책임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분식집에 들어간 그는 “부산 경기가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고생이 많으시다”면서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들었지만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만큼 유권자들이 이 후보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후보가 유세 온다는 소식을 미리 전해듣고 1시간가량 기다렸다는 이효련(48) 씨는 이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씨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TV를 통해서 이 후보를 알게 됐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주는 진정한 여전사”라고 칭찬했다.

이 씨 외에도 이 후보의 시원한 성격에 지지하게 됐다는 주민들이 많았다.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남구에서 50년 넘게 살아 왔다는 김 모(74) 씨는 “머리 깎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당시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한 바 있다.

이처럼 남을에서는 지역 기반이 탄탄한 박 후보와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이 후보가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번 <부산일보> 여론조사(부산일보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3월 25~26일 조사.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두 사람은 1.4%P 차이의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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