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24만 명 사망 예측… 트럼프 “고통의 2주 될 것”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팬데믹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전시컨벤션센터 이페마(IFEMA)에 마련된 임시 치료 시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이탈리아와 달리 스페인은 최근 확산세가 가속화하면서 한국시간 1일 오후 6시 현재 확진자가 10만 명에 육박했다. 엘 파이스(EL PAIS)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전시컨벤션센터 이페마(IFEMA)에 마련된 임시 치료 시설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이탈리아와 달리 스페인은 최근 확산세가 가속화하면서 한국시간 1일 오후 6시 현재 확진자가 10만 명에 육박했다. 엘 파이스(EL PAIS)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수가 90만 명에 가까워졌다. 사망자는 4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감염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미국의 환자 수는 19만 명에 육박했고 사망자 수는 4000명을 넘기며 중국을 앞질렀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한국시간으로 1일 오후 6시 현재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를 86만 2234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사망자는 4만 2404명이다.


美 4000명 이상 사망 중국 추월

핵추진 항모서 최대 200명 감염

뉴욕주지사 동생 CNN 앵커 확진


美·유럽, 마스크 정책 변화 조짐

지침 변경 ‘착용 의무화’ 목소리


최대 희생 이탈리아 전국에 조기


국가별 환자 수를 보면 미국이 18만 9633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가 10만 5792명, 스페인이 9만 5923명으로 이들 3개국의 감염자 수는 이른바 ‘발원국’인 중국(8만 2308명)의 확진자 수를 훌쩍 넘었다.

사망자 기준으로는 이탈리아가 1만 2428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이 8464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이어 미국의 사망자 수가 4081명으로 올라가며 감염자 수에 이어 사망자 수에서도 중국(3316명)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美 10만~24만 명 사망 예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와 관련해 향후 2주가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호소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다가올 30일간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는 말을 연발했다.

백악관 태스크포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더라도 10만 명에서 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없었다면 150만 명에서 22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노력 여하에 따라 수치를 낮출 수 있다며 과도한 불안감 확산을 경계하는 한편 국민의 적극적 지침 준수를 촉구했다.

태평양에 배치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급기야 함장이 국방부에 SOS를 보내기도 했다. 5000여 명이 승선한 루스벨트호의 현재 확진자는 150∼200명으로, 지난달 24일 3명의 감염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약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남동생이자 CNN방송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31일 브리핑에서 “내 동생 크리스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오늘 아침에 확인했다. 자택 지하에서 자가격리할 것”이라며 크리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젊고 강하다. 괜찮을 것”이라고 농담 섞인 언급을 덧붙이기도 했다.


■미·유럽, 마스크 정책 선회 조짐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정책을 변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 마스크 착용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원하면 스카프를 사용하라”며 “마스크일 필요는 없고, 적어도 일정 기간에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스카프 발언’은 마스크 대신 스카프를 두르라는 얘기라기보다는 마스크 부족 사태에 직면한 미국 내 상황을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정부 당국이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지만, 이는 변경될 수 있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 당국자들이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라고 권장하는 쪽으로 공식 지침을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WP는 덧붙였다.

마스크 착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유럽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독일 동부 튀링겐주의 도시 예나는 이날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도 총리가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체코에서는 일찌감치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프랑스 의사 “장비 부족” 누드 시위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31일 정오 일제히 조기가 게양됐다. 수도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 전국 관청과 공공기관 등은 이날 일제히 조기를 게양하고 코로나19 희생자에 애도를 표했으며,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지며 묵념의 시간이 진행됐다.

프랑스에서는 의료용 마스크와 장갑 등의 공급 부족 사태를 비판하며 현직 의사가 누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프랑스 남부 포메롤의 의사 알랭 콜롱비에(61)는 ‘총알받이’라고 적은 붕대를 이마와 팔에 찬 채 페이스북을 통해 누드 시위를 벌였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