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한국 불교 1700년 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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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사 / 정병삼

는 한국 불교 1700년 통사다.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명예교수가 삼국, 통일신라, 고려 전·후기, 조선 전·후기, 일제강점기, 현대에 이르는 시대별 불교사를 촘촘히 썼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 불교는 한국인의 심성과 조화를 이룬 불교다. 세계는 물론 동아시아 불교에서도 독자적인 면모를 지녔다. 한국 불교의 빛나는 특성은 조화와 융합이다.

이를 대표하는 3인이 원효 지눌 휴정이다. 신라 원효는 모든 교학을 조화시키는 일심(一心)사상을 제창했는데 사회 통합을 지향하던 당대에 가장 의미 있는 사상이 되었다고 한다. 고려 지눌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禪)에 이론적 연마의 교학을 융합시킨 정혜쌍수를 주창했는데 그것은 동아시아 불교에서 손꼽히는 사상 체계였다. 그리고 조선의 휴정은 선(禪), 교(敎)에다가 실천으로 정토를 지향하는 염불을 함께 아우르는 삼문(三門) 수행을 제창했다는 것이다. 이들 3인은 교학 내의 사상 조화, 선과 교의 조화, 선·교·염불의 조화를 각각 제시했는데 그것을 꿰는 핵심은 융합이라는 것이다.

현대 불교는 어떠한가. 선종 중심으로도, 다(多)종단 불교로도 볼 수 있다. 종권 갈등과 뿌리 깊은 문중 갈등은 쇄신이 필요한 부분이다. 수준 높은 간화선 수행 전통, 세계 불교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비구니 교단은 한국 불교의 자산이자 거듭날 수 있는 토대라고 한다. 정병삼 지음/푸른역사/740쪽/3만 8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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