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휘 시인 첫 시집…유머와 풍자·발랄한 상상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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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휘 시인이 첫 시집 <내 이마에서 떨어진 조약돌 두 개>(사진·수우당)를 냈다. 39세 시인의 어투는 뭇 시들의 그것과 달리 젊고 새로운 점이 있다. 선생은 공부 못하는 병을 고치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저/분필 묻은 손으로 아이들 등이나 토닥거리는’ 사람이란다. 그런 선생을 두고 ‘전문가’ 어쩌고 한다면 ‘개뿔’이란다.

유머와 통찰, 반어와 풍자, 발랄한 상상력과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교사 되기와 시인 되기, 아빠 되기, 사람과 어울려 세상 살기를 시 속에 녹여 놓았다. 사우나를 빌려 부자간의 대화법을 ‘벌거벗은 침묵 속에서/마른 수건을 적시는 것//때론 수건을 짜듯/몸을 비틀어/숙성된 이야기를/짜내는 것’(20쪽)이라 형상화한다. 사투리를 구사한 시 ‘진동골목 2’ 일부는 이렇다. ‘오징어는 찜해가 묵고 문어는 초무침해가 묵고 전어는 꾸버가 묵고 갈치는 조림해가 무야지’하는 진동골목은 ‘마 술내가 진동을 하는 골목’이라며 침을 꼴깍 삼키게 한다. 로또 당첨 번호가 ‘베스트셀러’인 세상, 힙합이 시를 점령해버린 듯한 시대, 그는 스스로 묻는다. ‘아직 시를 쓸 사람, 요기요기 다 붙어라.’(46쪽)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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