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하늘길 막히자 일터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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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 달간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역대 최대의 경영위기에 처한 가운데, 일부 항공사가 직원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대부분 항공사는 유·무급휴직, 급여 반납 등으로 어려운 상황을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속히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항공업계 역대 최대 경영위기
이스타항공, 45% 구조조정
수습 부기장 80명 계약 해지도

에어부산, 직원 70% 유급휴직
아시아나, 절반 이상 무급휴직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결국 직원의 절반 가까이구조조정하기로 하고 3일 1차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직원 수가 1680명인데 사측은 필요인력이 930명 정도라고 산정하고 45%인 750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을 먼저 받은 뒤 신청자 수가 미달할 경우 정리해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명을 1일 자로 계약 해지했다.

진에어의 경우 누적 적자가 심각해 져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화된 것은 아니고 검토사항으로 진행 중이지만 향후 업계상황이 이른 시일 내 호전될 가능성이 적다면 현실화할 수도 있다.

다른 항공사들은 은행 융자와 무급휴직 등으로 버티며 코로나19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직원 70% 유급휴직을 4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휴직기간은 5월까지 늘리고 임원·부서장 급여반납기간도 당초 3~4월 2개월에서 5월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현재 국제선은 모두 중단됐고 △부산~김포 △부산~제주 △김포~제주 등 3개 노선의 국내선을 띄우고 있는데 탑승률이 60%대 중반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절반 이상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문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 인수를 끝까지 추진하느냐다. 당초 HDC가 오는 7일 아시아나에 1조 4700억 원을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키로 했으나 최근 정정공시를 내고 유상증자일을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바꿨다. 이에 대해 HDC 측은 4월 말 유상증자금 납입을 마치고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상황이 매우 나빠지면서 ‘잠정적으로 인수 여부를 놓고 시간을 좀 벌겠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내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빠르게 항공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정부에서 발표한 채권담보부증권(P-CBO) 인수가 순조롭게 되는 등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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