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우리 골목] 8. 윤연파티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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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30년 중 가장 힘든 시기 좋은 제품 살아남을 거라 믿어”

부산 수영구 동원비스타2차 상가의 ‘윤연파티시에’ 윤연 대표가 빵집을 소개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상가의 ‘윤연파티시에’ 제품은 100%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해 동네에서 ‘건강한 빵’으로 명성을 쌓아 가는 중이다. 윤연(50) 대표가 가게 문을 연 것은 불과 1년 전이지만 윤 대표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30년 경력의 제빵 기술자다.

부산역 인근 팡도르제과점의 제빵 기술자 출신인 그는 2007년 ‘제과 제빵 월드컵’으로 불리는 프랑스 국제 제빵대회의 ‘건강 빵’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독립해 자신만의 빵집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천연발효종 빵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사업은 승승장구해, 울산과 기장 등에서 300~500평 규모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제과 제빵 월드컵 우승 ‘명성’
확장 멈추고 작은 빵집 선회
‘더미 천연발효빵’ 특허 출원

10년 가까이 계속 사업을 확장했지만, 규모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컸다. 그러다 지난해 과감히 모든 사업장을 접고 부산에서 작은 빵집을 혼자 운영하게 됐다. 초심으로 제2의 인생을 다시 사는 셈이다.

윤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은 빵 만드는 것에만 집중했던 시절에는 느껴 보지 못했던 재미”라고 했다.

윤연파티시에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와 소화 잘되는 빵을 찾는 이들이 주 고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들의 발길은 현저히 줄었다.

40여 종의 제품이 저녁이면 항상 소진됐지만, 지금은 가짓수를 절반 가까이 줄여도 재고가 남는 상황. 윤 대표는 “30년 동안 제빵 업계에 있었지만, 이렇게 앞날이 보이지 않는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골목 소상인들의 희망이 꺾이는 것을 걱정했다. 윤 대표는 “사업을 크게 할 때는 대출해 주겠다는 이들이 먼저 찾아왔지만, 사업 규모를 줄이니 대출을 하려고 해도 어려웠다”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는 소상공인들이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게 규모는 작지만, 윤 대표의 포부는 남달랐다. 제품력만 우수하면 지역을 넘어 세계에도 통한다는 신념으로 새로운 빵 개발에 착수해 올해 초 ‘더미 천연발효 빵’을 특허 출원했다. 빵을 만든 직후 냉동 보관해 먹기 전 해동하면 갓 구운 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코로나19로 판로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좋은 제품은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단다. 윤연파티시에의 ‘더미 천연발효 빵’은 온라인쇼핑몰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051-761-0605. -끝-

송지연 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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