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이 꽉 깨물고’ 다시 힘내고픈 미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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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을 먹고 잠든 미선(가명·48) 씨는 늦은 오전 겨우 일어나 두유 하나를 마십니다. 아침 겸 점심입니다. 미선 씨는 치아가 모두 삭아버려 음식을 씹을 수 없습니다. 미선 씨는 창밖을 바라보며 다시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 찾아온 잇단 불행에
술에 의지하다 극단적 선택도
용기 내지만 삭은 치아가 문제

20대 중반,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모습을 가장 먼저 목격한 그 날 이후로 미선 씨에게 평범함은 너무도 먼 말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가끔 힘들어한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누구나 겪는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제대로 된 위로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엄마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원망할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아빠, 오빠, 어린 남동생…. 그들을 비난하며 조금이나마 죄의식이 옅어지는 듯했습니다.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다른 방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미선 씨는 다행히 힘이 되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더 이상 불행은 없을 거라는 기대는 그러나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그 사람은 헤어지자면서 가정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말했습니다. 그와 헤어진 날 미선 씨는 처음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미선 씨는 삶에 미련이 없어졌습니다. 고통을 잊기 위해 술에 의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미선 씨의 몸과 마음은 너무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자궁암 수술, 스트레스성 당뇨합병증, 우울증과 그에 따른 알코올 의존증. 삶을 놓아야 될 때가 왔다고, 다시 살아나면 안 된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어리석게도 치명적인 방법으로 또 한 번 삶을 놓으려 시도합니다.

미선 씨가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흐느끼고 있는 가족이었습니다. 아빠와 오빠, 동생 그리고 조카들이 미선 씨가 깨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미선 씨는 처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미선 씨는 이를 꽉 깨물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합니다. 억지로라도 밥을 먹고 힘을 내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방치한 치아는 이미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치료 비용만 600만 원이 넘게 들어 치료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선 씨에게 세상은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두려움을 딛고 세상을 마주 보려 합니다.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습니다. 미선 씨가 다시 걸어 들어갈 그 세상이 고통만이 아니라 따뜻함도 있는 공간이라고, 여러분의 작지만 큰 정성으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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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0일 자 현정 씨 사연
지난달 20일 자 현정 씨의 사연에 후원자 109명이 511만 7260원을, 공감 클릭을 통해 1632명이 163만 2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소중한 후원금은 현정 씨와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주거환경을 위한 집 수리비와 아이들의 병원비, 재활치료비로도 쓰일 예정입니다. 차가운 현실에 낙담했던 현정 씨는 다시 한번 더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고 감사 인사를 되풀이했습니다. 또 힘든 삶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세 아이를 잘 키우며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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