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포 하늘길 다시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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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수요가 추락하면서 텅 비어 버린 김해공항 청사. 부산일보DB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과 함께 국내선 운항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한 저비용항공사(LCC)가 부산~김포 노선을 되레 증편하기로 결정했다. 상용 고객 등 고정 수요는 여전히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국내선 운항 규모를 회복하려면 아직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영향 국내 노선 급감
제주항공 “이용객 감소 주춤”
하루 최대 8편 증편 이례적 결정
업계 “당장 회복되긴 어려울 듯”

제주항공은 “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부산~김포 노선을 92편 증편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 운항을 하루 최대 8편까지 늘리고 총 1만 7400여 석을 추가로 공급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국내선 할 것 없이 운항이 급감한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다른 항공사들이 부산~김포 노선을 많이 줄인 터라 고객 편의 제공 차원에서 증편을 결정했다”며 “운항 횟수를 늘려도 어느 정도 이용객이 확보될 것으로 보여 편수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부산~김포 노선 증편은 국내선 이용객 감소세가 줄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정 고객이 있는 데다 이달부터 서서히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 수도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보다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다른 저비용항공사 국내선 수요도 지난달 초보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3월 초보다 국내선을 이용하는 승객 수가 증가했다. 지난달 부산~김포 노선 평균 탑승률은 60% 이상이었다”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지난 16일부터 부산~제주 노선 운항을 하루 왕복 3~4회에서 6~7회로 확대했고 탑승률 역시 60~70%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 이르다는 게 항공업계의 입장이다. 탑승률은 가까스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운항 횟수가 반토막 난 항공사가 있을 정도로 노선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하계 스케줄을 보면 부산~김포 노선은 하루 왕복 15회, 부산~제주 노선은 하루 왕복 13회 운항했다. 지금은 각각 6회와 6~7회를 운항 중이라 예전만큼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끝나도 코로나19 사태 자체가 해결되지 않으면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데다 그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이 많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가 유지되지 않으면 당장 눈에 띄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동안 지금 이 수준으로 이용객 수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장을 가는 상용 고객 수요가 늘어나거나 안심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항공사들도 마음 편히 운항 횟수를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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