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대신 찾아온 선생님의 마스크 선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일 오후 부산배화학교 교사들이 개학 연기로 만나지 못하게 된 제자들에게 전달할 수제 마스크와 손편지를 포장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개학은 연기됐지만 선생님 사랑은 전해야죠!”

2일 오후 2시께 부산 수영구 부산배화학교 2층 바리스타실. ‘온라인 개학’으로 텅 빈 이 곳에 10명의 선생님이 모였다. 이들이 정성스럽게 한 장 한 장 포장하고 있는 건 마스크다.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선물하려 이 학교 선생님들이 손수 재봉틀로 수제 마스크 80장을 만든 것이다.

부산배화학교 직접 제작
학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
교과서·손편지와 함께 전달
입학식 못 가진 초등·대학교
신입생 응원 마스크·손소독제


부산배화학교 류현주 교사는 “부산진시장에서 발품 팔아 구매한 천을 집에서 가져온 재봉틀로 일일이 재단해 마스크로 만들었다”면서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를 나오지 못한 아이들을 이 선물을 통해서라도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배화학교는 수제 마스크와 손편지, 교과서 등을 함께 포장해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79명에게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학부모가 아이들을 학교에 차로 데려와 차 안에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마스크와 손편지 선물을 받아가게 된다. 이 학교 정진영 교장은 “비록 온라인에서 수업을 듣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제자를 만나고 싶은 선생님들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교육부는 초·중·고등학생 540만 명이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오는 9일 제일 먼저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은 오는 16일에, 초등학교 1~3학년은 오는 20일에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집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학생을 격려하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배화학교뿐만 아니라 북구 구포초등도 지난달 24일 교육용으로 구입한 재봉틀을 이용해 교사들이 직접 ‘병아리 마스크’ 120장을 제작했다. 이 마스크는 올해 입학하는 1학년 학생 60명에게 각 2장씩 입학 선물로 전해질 예정이다. 구포초등 김미화 교장은 “교직원 모두가 하루빨리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밝게 등교하는 아이들을 볼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새학기를 맞고 싶은 마음은 대학도 마찬가지다. 부산가톨릭대 노인복지보건학과는 온라인 학습으로 첫 학기를 맞이한 신입생을 위해 교수들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손 소독제와 함께 학생들에게 보냈다. 이 대학 김진 노인복지보건학과장은 “비록 신입생을 학교에서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편지로라도 응원을 보낸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함께 코로나19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상배 기자 sangbae@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