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는 다르지만” PK 맹주 노리는 김두관·윤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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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12

2일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왼쪽) 의원과 양산갑에서 3선에 도전하는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이 각자 거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엄지 척’과 ‘브이’로 손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에 나섰다. 각 후보 제공

3선 고지에 도전하는 윤영석(미래통합당) 의원과 재선을 노리는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남 양산에 출마하긴 해도 지역구가 다르다. 윤 의원은 양산갑이고 김 의원은 양산을이어서 서로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은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4·15 총선에 김·윤 두 사람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사람은 향후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좌장 역할을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선 민주당과 통합당 PK 정치권을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양산을 민주당 김두관 의원
당 ‘험지’ 출마 요구 수용
부울경 메가시티 등 공약

양산갑 통합당 윤영석 의원
3선 도전 ‘저력의 사나이’
예산 2조 시대 등 5대 목표

물론 부산 부산진갑에서 경쟁하고 있는 김영춘(민주당) 서병수(통합당) 후보가 상당한 저력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PK 정치권 전체를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다. 4선에 도전하는 김영춘 후보는 이미 대권도전을 선언한 상태이고, 4선 국회의원과 부산시장 등 화력한 경력의 소유자인 서병수 후보도 차기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당장 대권주자 반열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김두관·윤영석 의원은 다르다. 총선 승리와 동시에 차기 주자 반열에 우뚝 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만큼 두 사람은 정치적 욕망이 크고, 준비가 철저하다. 남해군수에서 시작해 무소속으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김 의원은 민주당의 ‘양지’인 경기도 김포갑을 양보하고 ‘험지’인 양산으로 내려왔다. 차기를 노리고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당 지도부의 요구를 기꺼이 수용한 것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서 기본기를 익힌 윤 의원은 ‘저력의 사나이’로 통한다.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와 기획재정위 간사를 지냈고, 수석대변인과 경남도당위원장까지 역임했다. 정무적 판단과 일처리 능력이 뛰어나 당대표나 원내대표들이 중용하는 정치인이다.

이를 반영하듯 두 사람 간 공약대결도 치열하다. 두 사람 모두 양산을 부·울·경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굵직한 공약을 내놨다.

윤 의원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일 △부·울·경 최고 첨단경제도시 양산 건설 △명품문화·교육도시 양산 실현 △양산 부산대부지 개발 완성 △4차산업·6차산업도시 양산 도약 △양산시 연간 예산 2조 원 시대 개막 등 21대 국회 5대 목표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후보등록 첫날인 지난달 26일 “장관·도지사·국회의원을 지낸 검증된 힘으로 확실한 양산발전을 이루겠다”며 “양산 광역전철 시대를 열고, 양산을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선거운동이 극히 제한되고, 인지도 싸움으로 전개되면서 김 의원보다 ‘양산 토박이’인 윤 의원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남해 출신인 김 의원은 양산에서 태어나 양산시의원과 재선 양산시장을 지낸 나동연 후보에 비해 연고성이 약하다.

이와 달리 양산에서 내리 두 번 당선된 윤 의원은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민주당 이재영 후보보다 인지도도 높고 선거경험도 풍부하다.

실제로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6일 실시한 양산갑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김두관(41.2%) 후보는 나동연(40.3%) 후보와 불과 0.9%포인트(P) 차이의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김 후보가 유력 차기 주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인지도와 연고성 측면에서 앞선 나 후보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아무튼 2명의 ‘차세대 리더’가 복잡하게 경쟁하고 있는 경남 양산갑·을 총선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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