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을] ‘상인과 춤추고’“언니야, 동생아”… 판세만큼 유세장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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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현장을 가다] 부산 해운대을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부산 해운대을 후보가 2일 오후 해운대구 반송큰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비슷한 시각, 미래통합당 김미애 부산 해운대을 후보 또한 해운대구 반송큰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한 2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큰시장에는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미애 후보가 동시에 유세에 나섰다. 이 지역의 <부산일보> 여론조사(부산일보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3월 25~26일 조사.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두 후보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정부 견제론과 지원론 질문 등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그만큼 유세 현장에서의 유권자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윤 후보가 도착하기 전 그의 가족들이 먼저 상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윤 후보의 아내 전안나(52) 씨는 손소독제를 챙겨 시장 방문객들과 상인들에게 뿌려주며 능숙하게 다가섰다. 반면 곁에 서 있던 부경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생인 윤 후보의 둘째 아들 민철(24) 씨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유권자들에게 부지런히 고개를 숙였다.

윤준호·김미애, 반송큰시장 유세
윤, 아내·아들과 함께 지지 호소
김, 상인들 어깨 주물러주며 격려

이내 등장한 윤 후보는 ‘스킨십의 강자’라는 타이틀처럼 시장 상인들과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와 입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려 춤을 췄다. 윤 후보도 함께 몸을 흔들었고 이를 지켜보던 주변 상인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윤 후보와 상인들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기자와 만난 전 모(73) 씨는 윤 후보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유권자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전 씨는 “당선 안 됐을 때도 시장에 주야장천 찾아와 민원을 듣고 해결하려 노력했다”며 “지난 보궐선거에서 처음 이겼을 때 욕 많이 봤다고 시장 상인들이 많이 축하를 해 줬다”고 했다.

윤 후보가 시장을 떠나고 30분 정도 뒤에는 분홍색 글씨가 새겨진 옷을 입은 김 후보가 나타났다. 주민들과 스킨십에서 윤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김 후보 또한 상인들과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반송큰시장 북문에 먼저 자리를 잡고 유세를 시작한 김 후보는 입구에서부터 상인들의 어깨를 주무르며 “요즘 몸은 좀 어떠냐”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에 옷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오히려 김 후보에게 “이제 며칠 안 남았네. 조금만 더 고생해라”며 김 후보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처럼 상인들의 건강을 유독 염려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식당할 때 허리를 못 펴던 기억을 갖고 있다”며 “상인이라면 누구나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윤 후보의 아내와 김 후보가 만나 서로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옷가게 앞에서 함께 마주하자 윤 후보의 아내 전 씨가 김 후보에게 다가서서 “훌륭하신 분이 오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도 “제가 오히려 영광이다”며 인사를 나눴다.

윤 후보는 20대 이하에서 김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일보>가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지지율에서 윤 후보(34.1%)가 김 후보(47.1%)보다 13%포인트(P)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8~29세의 젊은 층에서는 역으로 김 후보(29.0%)가 윤 후보(39.2%)에 비해 10.2%P 낮았다.

이와 관련, 윤 후보는 “제 임기 내에서 가장 큰 성과라 꼽을 수 있는 제2센텀지구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60세 이상 고령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공정 그 자체의 삶을 살아왔지만 아직 젊은 분들이 저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이름 알리기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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