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인사·로고송 볼륨 off·지역구 방역… 조용한 유세 대세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공식 선거운동 첫날 부산 표정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부산에도 이색 선거운동이 관심을 모았다. 영도 민주당 김비오 후보의 방역봉사대. 각 후보 캠프 제공

기장 통합당 정동만 후보의 방역 선거운동. 각 후보 캠프 제공
남갑 정의당 현정길 후보의 저탄소 자전거 선거운동. 각 후보 캠프 제공
북강서을 무소속 김원성 후보의 선거운동. 각 후보 캠프 제공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부산 후보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는데 공을 들이며 대체로 한껏 몸을 낮췄다. 번화가에서 신나는 로고송을 틀고 율동 팀의 안무로 시끌벅적하게 선거전 시작을 알렸던 예년과 대조적인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한 4차선 도로에서 미래통합당 해운대갑 하태경 후보와 선거운동원이 길가에 띄엄띄엄 서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선거운동원 간격을 2m씩 띄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한 것이다. 2㎞ 떨어진 수영교차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수영 강윤경 후보와 선거운동원이 자리를 잡고 이름 알리기에 바빴다. 유세차가 있었지만 로고송은 흘러나오지 않고 묵묵히 인사만 했다. 한 운전자는 “말 없는 팬터마임 유세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민심 건드릴라’ 몸 낮춰
“섭섭” “환영” 시민 반응 엇갈려
무소속 후보들은 ‘튀는 선거운동’

유세활동 대신 본격적으로 ‘방역봉사단’을 꾸린 후보도 있다. 민주당 중영도 김비오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아예 아침부터 등에 쓰레기통과 소독 통을 둘러메고 버스정류장 등을 돌며 방역·정화 활동을 했다. 같은 당 사하갑 최인호 후보는 유세단 이름을 ‘코로나 이기기 유세단’으로 정하고 지친 주민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사하구민과 함께 코로나를 이겨 내겠다는 메시지다. 통합당 기장 정동만 후보도 출정식 대신 기장중학교 앞에서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민주당 부산진을 류영진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개금 골목시장에서 유권자들은 만나는 일정으로,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는 81번 새벽버스에 올라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민생행보로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차분하게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유세차의 활용은 극히 줄어들었다. 부산 한 유세차 제작업체 관계자는 “선거 때가 되면 보통 100대 정도 유세차를 사전에 제작했지만 이번에는 80대로 정도로 줄였다”고 귀띔했다. 한 후보 측 캠프 담당자는 “상대 후보가 갑자기 유세를 시작하면 대응을 하기 위해 일단 유세차를 빌려 놨지만 운행은 안 하고 있다”고 했다. 여야 후보 간 조용한 유세를 합의하고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 해운대을에 출마한 민주당 윤준호, 통합당 김미애 후보는 오는 6일까지 유세차 음악·소리를 낮추거나 끄고 율동도 하지 않는 선거운동을 약속한 상태다.

첫날 풍경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날 오전 11시쯤 연산역 2번 출구 앞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 모씨는 “안 그래도 기운 날 일이 없는데 선거까지 조용히 하니깐 오히려 좀 섭섭하다”고 했고, 30대 여성 최 모씨는 “조용하니깐 좋다”며 “지금 선거보다는 코로나가 빨리 지나가는 게 더 중요해서 솔직히 별로 (선거를 하는지도)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무소속 후보들은 눈에 띄는 선거운동이나 선거운동원을 대거 투입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높이고 활기찬 모습을 띄우는 분위기였다. 통합당 공천 취소 뒤 무소속으로 북강서을에 출마한 김원성 전 통합당 최고위원은 신나는 음악에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한 선거운동원이 춤추는 신나는 모습을 연출해 이름 알리기에 노력했다.

김영한·민지형 기자 kim01@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