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속 ‘부산 워킹투어’ 새 관광 콘텐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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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올해 도보여행 프로그램인 ‘걷기 좋은 부산, 워킹투어’의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다. 지난해 실시된 워킹투어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도심에서 즐기는 도보여행 프로그램인 ‘걷기 좋은 부산, 워킹투어’가 올해 대폭 확대된다. 부산시는 지난해 시범운영을 마무리하고 기존 4개 코스를 6개 코스로 확대하는 한편, 미션투어와 외국어 가능 스토리텔러 신규 도입 등 콘텐츠를 강화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역 관광업계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도심 속 도보여행이 국제관광도시 부산 관광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부산 도심 도보여행 프로그램
지난해 12월까지 997명 참가
캐릭터 스토리텔러 등 큰 호응
중·영도 추가 6개 코스로 확대
짝꿍퀴즈 등 콘텐츠 대폭 강화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부산시는 민선 7기 사람중심 보행정책에 맞춰 역사·문화·관광이 함께 어우러진 ‘걷기 좋은 부산, 워킹투어’를 지난해 5월부터 시범 운영했다. 이를 위해 도심 속 걷기 좋은 테마관광코스 4곳을 정했다. 남구 청년문화·평화의 거리, 수영강 영화·예술의 거리, 동구 원도심 피란수도·역사의 거리, 서부산 생태문화의 거리 등이 테마관광코스로 선정됐다.

각 코스에는 젊은 감각의 테마형 캐릭터 스토리텔러들이 동행했다. 남구는 까탈스러운 역사선생님, 수영강은 수영동 청년회장, 원도심은 80년대 복학생, 서부산은 위대한 탐험대장 등이 구수한 사투리로 지역을 소개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은 거리 곳곳에 숨겨진 역사와 문화 관련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풀어내 약 3시간의 코스를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원도심 코스 261명, 남구 코스 225명, 수영강 코스 208명 등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모두 997명이 도보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무료이던 참가비를 1만 원으로 올린 뒤 참여율이 다소 낮아졌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시범 운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도 도보여행에 다수 참여했다”며 “특히 각 지역의 학교에서 ‘프로그램이 언제 다시 시작하느냐’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한국관광공사가 지역 체류형 걷기여행 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 최초로 부산을 대상으로 ‘걷기여행 지도’를 제작한 것도 도보여행 활성화에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역사 자원이 풍부해 스토리텔링 제작에 특화돼 있으며 해파랑길과 갈맷길 등 기존 걷기여행의 수요가 높아 지도 제작의 첫 번째 지역으로 선정됐다.

■돌발미션·외국어 안내로 콘텐츠 강화

부산시는 워킹투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테마관광코스를 6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운영에서 반응이 좋았던 남구, 동구, 수영구 코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중구와 영도구 코스를 추가할 방침이다. 수영강이라는 이름으로 수영구와 함께 묶였던 해운대구 코스는 따로 분리해낸다.

신설될 예정인 중구 코스에는 ‘부산 자갈치 아지매 캐릭터’가 스토리텔러로 등장해 도보여행을 이끈다. 5000원짜리 온누리 상품권을 참가자들에게 지급해 자갈치시장에서 원하는 음식을 사 먹어볼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깡깡이예술마을이 있는 영도구 코스에서는 망치질 체험을 할 수 있고, 젊은 층을 겨냥한 공포체험도 추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업 계획수립 단계라 코스 선정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이 사업은 부산관광공사가 위탁해 수행하며, 공사는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는 또 국제관광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이 가능한 연출형 스토리텔러를 신규 육성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도보여행을 홍보하고,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도보 여행 중 돌발 미션을 부여하는 프로그램도 추가한다. 만 보 걷기 달성 미션, 역사선생님이 내는 돌발 모의고사, 서로를 알아가는 짝꿍 퀴즈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입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클린 부산, 워킹투어’도 세부 프로그램으로 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을 클린 투어날로 지정하고, 이날 참가한 도보여행자들은 제각기 쓰레기봉투를 들고 걸으면서 길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는 만큼 시민들의 호응도 높을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음성해설, 길 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유명인과 함께하는 도보 여행 프로그램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부산 남구 출신 개그맨 허경환이 남구 코스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킹투어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매주 토요일 10시에 각 코스의 출발장소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투어인원은 10~20명이며, 참가비는 1만 원이다. 현재 예정된 6개 코스는 운영 사정에 따라 일부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연출형 스토리텔러가 도보여행을 맡아 각 코스의 특색에 맞춰 진행하는 것은 부산이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올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만큼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부산 도심 속 도보여행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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