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루 수백 명 사망… “식료품점에도 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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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지역 한 병원 외부에 임시영안실로 사용되고 있는 냉동트럭에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시신을 실어나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다음 주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 등 집중발병 지역에서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이 중차대한 시기이므로 식료품점도 가지 말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를 촉구하는 고강도 메시지도 발신했다.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집중 발병 지역 사망 급증할 것”
뉴욕주 사망자, 후베이 기록 넘어
응급 요원·소방관 감염자 속출
의료 가운 부족 비옷 써야 할 판
군 의료진 1000여 명 뉴욕 투입


벅스 조정관의 이러한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1·2차 세계대전에 견줄 ‘전쟁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자료상으로 볼 때 다음 6∼7일 동안 뉴욕 한 곳에서만 하루에 수백 명이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벅스 조정관은 뉴욕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를 거론, “이들 3곳 ‘핫스팟’(집중발병지역)의 경우 앞으로 6∼7일 내에 사망자가 급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뉴욕에서 (감염)완화 조치들이 효과를 낼 경우 발병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고 우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망자 수가 이러한 감소 추세를 바로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콜로라도, 워싱턴DC와 같은 곳들도 사망자 곡선에서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우려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벅스 조정관은 또한 “앞으로 2주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식료품점이나 약국도 갈 때가 아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이 6피트(182.88㎝)의 거리 두기와 손 씻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내 코로나19의 최대 확산 지역이 된 뉴욕주는 이날까지 총 감염자가 11만 3704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3565명으로 늘어, 중국 후베이성의 누적 사망자 3210명을 앞질렀다.

뉴욕시의 응급요원들은 “지금은 전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20분이 지난 뒤에도 심장 박동이 돌아오지 않으면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는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뉴욕에는 대형 병원선 ‘컴포트호’ 투입에 이어 1000여 명의 군 의료진이 투입될 것이라는 백악관 발표가 나왔다.

브루클린의 뉴욕주립대(SUNY) 다운스테이트 의료센터는 의료진이 수술용 가운이 하루 반 물량밖에 남지 않았다며 대신 우비와 쓰레기봉투를 써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인 전국간호사연합(NNU)은 3일 “미국의 코로나19 의료시스템이 붕괴 수준”이라고 일침했다. NNU 측은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경우 2주간 격리를 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이러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의료장비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간호사들의 항의 시위를 언급했다. 또 마스크와 진단 키트가 부족한 데다 뉴욕의 경우 병원에 다녀간 경찰과 앰뷸런스 응급 요원, 소방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재고를 최대한 억제하는 미국의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시스템도 의료장비 부족사태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CNN 방송은 대만계 캐나다 기업인인 ‘억만장자’ 조 차이 부부가 인공호흡기 2000개, 마스크 260만 개, 의료용 고글 17만 개를 뉴욕에 기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는 승무원 중 최소 155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돼 미국령 괌에 하선한 뒤 격리 조치됐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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