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코로나와 생식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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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요즘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코로나19는 이제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고 있다. 지금과 같이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코로나19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하였을 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당연히 여기던 출근하기, 학교 가기, 장보기 등과 같은 일상생활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남성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관찰, 논문을 발표한 것이 있어 그 내용을 일부 소개한다.

코로나19가 체내에 들어와 감염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사람의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2) 수용체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결합하기 좋은 ACE2 수용체는 호흡기 세포 표면을 비롯해 인체의 여러 기관에 존재한다. ACE2 수용체는 몸의 다양한 기관 중 신장에도 있다.

중국 우한의 코로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비뇨생식계의 ACE2에 대한 조사다. 무엇보다 남성의 고환에도 ACE2가 존재함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ACE2가 고환 세포에도 존재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논문에서 중국 연구자들은 코로나19가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쳐 불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결과는 의학 분야 학술 논문 사전공개 웹사이트(medRxiv)에 게재됐다.

그러나 웹사이트에 게재된 논문은 같은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에게 타당성에 대해 리뷰 받지 않은 문헌이므로 저자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무엇보다 이같은 중국의 논문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남성 불임과 관계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코로나19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기전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는 ACE2가 고환에 존재한다고 해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이 불임 가능성이 커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에서 불임 발생 여부를 직접적으로 연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남성의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며 아직 연관성에 대해 섣불리 단정하기도 이르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다른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현상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 지금,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 적절히 적용하기 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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