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로한, 빠르고 타격까지 중견수 ‘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강로한이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청백전 경기 2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무주공산’이던 롯데 자이언츠 중견수 자리에 강로한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은 데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타격 능력도 물이 오르고 있다.

전준우 내야로 옮긴 후 공백
빠른 발에 수비 범위까지 넓어
약점 타격도 절정의 감각 뽐내
6일 평가전서 대형 2루타 생산

2020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는 확실한 주전 중견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으로 이어지던 외야 라인에서 좌익수 전준우가 1루수로 빠지고, 중견수를 맡았던 민병헌이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 이후 수비력과 타격 능력을 두루 갖춘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롯데는 내야수로 뛰던 강로한과 고승민을 경쟁시키며 포스트 민병헌을 키우는 전략을 세웠다. 둘 다 나이가 어리고 발이 빨라 센터 라인을 맡을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 롯데는 2019시즌 직후 고승민과 강로한을 호주 질롱코리아로 파견해 외야수로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외야수 훈련을 시켰다.

롯데의 구상은 최근 암초를 만났다. 고승민이 사생활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두 선수의 경쟁을 통해 주전 중견수를 키운다는 전략이 틀어졌다.

그나마 최근에 보여 주고 있는 강로한의 활약이 롯데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6일 벌어진 자체 평가전에서 홈팀 6번 타자로 출전한 강로한은 첫 타석에서 원정팀 선발 서준원의 초구를 걷어 올려 가운데 펜스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2루타를 만들었다. 7회 4번째 타석에서는 계투에 나선 박시영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공을 맞히는 콘택트 능력과 힘, 선구안이 모두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강로한의 눈부신 성장세는 이날 경기에서만 반짝한 것이 아니다. 그는 호주 전지훈련 이후 펼쳐진 자체 평가전 6경기에서 15번 타석에 들어서 안타 6개를 때렸다. 타율이 4할에 달하고 타점 3개와 번득이는 주루 센스로 득점도 3개나 기록했다.

강로한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3회와 5회 서준원과 송승준에 각각 삼진 하나씩 당했는데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좁혀서 공을 끝까지 보고자 했던 의도에 따른 것이다”며 주눅 들지 않았다.

지난 시즌 104경기에 나서 타율 0.240, 홈런 4개, 타점 25개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던 강로한은 비시즌과 스프링캠프 기간에 각별히 타격 능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체력이 받쳐 줘야 기술이 통한다는 허문회 감독의 지론에 따라 스프링캠프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중견수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가끔 보인다. 이날도 4회 초 원정팀 김민수가 친 외야 타구를 쫓아가 글러브에 집어넣기까지 했으나 결국 떨어뜨려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강로한은 “중견수 전향 이후 처음 보는 궤적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확인했으니 시즌 개막까지 보완할 작정이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