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등 감염 확산세 일본 ‘긴급사태’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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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6일 일본 도쿄 시내 한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바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근 도쿄 내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인데도 출근시간 많은 인파가 몰려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긴급사태 선언을 한다.

아베 총리는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7일이라도 긴급사태 선언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발령 대상으로 도쿄도, 오사카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7개 광역 지자체를 꼽았다.

도쿄·후쿠오카 등 7개 지역
내달 6일까지 한달 동안 발령
도시봉쇄로 이어지진 않을 듯
도쿄도에서만 1100여 명 확진
신규 확진 70%는 감염원 몰라


앞서 아베 총리가 이날 열린 자민당 간부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7일 긴급사태 선언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령 기간은 다음 달 6일까지다.

일본은 실제로 도쿄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긴급 사태를 선언하면 당국은 임시 의료시설 설치에 필요한 토지를 사용하는 등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병상 확보에 도움이 된다.

또 긴급사태가 선언되면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사는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외출 자제 요청을 할 수 있으며 흥행 시설 이용 제한 요청·지시 등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긴급사태 때에도 강제 외출 금지 조치는 내려지지 않으며 이른바 ‘도시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일본 정부와 도쿄도 등은 설명하고 있다.

한편, NHK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일 기준 4550여 명으로 집계됐다. 또 도쿄의 확진자는 사흘 연속 100명 넘게 늘어나 6일 1100여 명이 넘었다. 이 중에는 전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이들이 늘어 보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연휴 기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고 사설 공연장을 매개로 집단 감염된 이들까지 나오는 등 방역 허점이 속속 드러나는 양상이다.

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도에서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규 감염자 143명 가운데 약 64%인 92명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 5일 신규 확진자 117명 중 70%가량도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는 등 연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도쿄의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5일 확진자를 연령별로 구분하면 2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3명, 40대가 20명이었다. 이날 확진자 중 약 63%가 20∼40대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무증상자가 많은 젊은 감염자들이 확진 판정 전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도쿄 시부야구의 라이브하우스 ‘로프트 헤븐’에서 지난달 20일 행사에 참여한 이들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도쿄에는 약 2000개의 라이브하우스가 있고 다수는 현재 휴업 중이지만 여전히 공연을 계속하는 곳도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도쿄의 확진자는 지난달 20∼22일 연휴로부터 2주 정도 지난 후 급증하고 있다. 연휴 때는 도쿄의 주요 공원에 벚꽃을 보려는 상춘객이 몰렸다.

하마다 아쓰오 도쿄의과대 교수는 “2주 전에 마음이 해이해졌을 때 감염자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최근에는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사례가 많아 (감염이)만연한 시기에 다가서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진 것이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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