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15일 1·5번’ 미래통합당 ‘2판4판’ 비례당 기호를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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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9일 앞둔 6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인쇄소에서 선관위 관계자와 직원이 투표용지 인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이번 ‘4·15 총선’에 사상 최초로 비례용 위성정당이 등장하면서 모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기호를 함께 홍보하는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 지역구 선거에서 기호 1번인 민주당과 기호 2번인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면서 모정당과 위성정당의 기호가 다른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15일’을 ‘1번(지역구 민주당) 찍고, 5번(비례대표 더불어시민당) 찍는 날’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통합당은 2번(지역구 통합당)과 4번(비례대표 미래한국당)을 합쳐 ‘이(2)판사(4)판’이라는 문구로 홍보에 나섰다. 또 ‘이번 선거, 미래는 무조건 두 번째 칸’이라는 문구도 동원하고 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각각 두 번째 칸에 있는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 투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첫 비례용 위성정당 등장 혼선
다른 기호 동시 홍보에 안간힘
유례 없는 현상 유권자만 혼란

한 당원은 “지역구 후보자 이름도 잘 모르는 유권자가 많아 지역구와 비례 기호를 주지시키는 데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정당과 위성정당이 공동 행사를 열고 1번과 5번, 2번과 4번이 적힌 옷을 입고 대오를 맞추는 풍경도 이전 선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유세버스에 4월 15일 총선 일자를 표시하면서 1과 5 사이를 벌려 지역구 기호 1번 민주당과 비례대표 기호 5번 시민당을 간접적으로 홍보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선관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을 교묘히 피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나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위성정당 홍보에 나서기도 한다.

이전 총선에는 위성정당이 없었기 때문에 여야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동시에 냈고,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에서 정당의 기호가 동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 칸은 기호 3번부터 시작한다. 국회에서 의석수가 세 번째인 민생당이 기호 3번으로 비례 투표용지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모정당과 위성정당이 등장한 것도, 서로 다른 기호를 받은 것도 유례 없는 일이라 유권자는 더욱 혼란스럽다. 3번부터 37번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비례대표 투표용지(48.1㎝)를 받아들어야 하는 유권자들은 사라진 1번, 2번에 한 번, 생소한 위성정당 이름에 또 한 번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일보> 총선자문단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꼼수로 등장한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진 데다 지역구 기호와 비례대표 기호가 뒤죽박죽됐다”며 “애초에 위성정당이 나오지 않도록 선관위에서 더 엄격하게 제재를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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