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선택 4·15 D-8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렸다. 회의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6일 부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역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험지인 부산·울산·경남(PK) 전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민주당 후보들은 중앙당 행사 참석을 위해 유세 현장 방문 시간을 어렵게 쪼개 냈지만 막말 논란이 터지면서 더욱 구석에 몰리게 생겼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국을 다녀보면 절실히 요구하는 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었다. 참여정부 이후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많이 이전됐지만, 대부분 서울 근처 아니면 경기도 대도시여서 국가 균형발전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며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K 고군분투 민주 후보들 곤혹
부산 야권 “비상식 발언” 비난

문제가 된 발언은 부산 경부선 철도 지원 공약을 설명하면서다. 그는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지역 폄하’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아내가 부산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경부선 철도에 안타까운 점을 설명하기 위함이었지만 표현 방식에 있어서 부족함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이날 이 대표의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통합당 김우석 선대위 상근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초라한 것은 부산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국민들에게 부산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라며 “이 대표가 부산을 초라하게 느꼈다면 왜 그렇게 됐는지 문 대통령에게 묻고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에 먼저 물었어야 마땅하다. 바로 문재인 정부와 그가 이끄는 여당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상처가 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일뿐더러 특히 집권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이 대표는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 대표의 잇단 막말로 대중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지역 여권에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여권 관계자는 "부산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민주당 후보들은 대부분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어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며 "중앙당 유세가 도움이 돼야 하는데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공동 선대위 회의에서는 열린민주당에 대한 견제 발언도 나왔다.

시민당 우희종 상임선대위원장은 "아직 시민당의 승리가 민주당의 승리가 되는지 모르는 분도 있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앞세운 참칭 정당 열린민주당이 당원과 시민을 혼란스럽게 한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부를 도왔나. 오히려 보수 세력과 손잡고 정부 개혁 드라이브에 발목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의원 등 불출마 중진 의원들이 꾸린 '라떼는 유세단'은 이날 오후 부산 지역 출마자들 지원사격에 나섰다. 유세단은 북강서을 최지은 후보, 사하갑 최인호 후보, 서동 이재강 후보, 금정 박무성 후보를 차례로 찾아 응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