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세가율 하락, 매매가 하락으로 이어지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의 전세가율이 7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다. 아파트가 밀집한 수영구와 해운대구 일대. 부산일보DB

부산의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소위 ‘갭투자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해수동’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단기 급등하다 다시 약세로 돌아선 부산의 주택 시장이 반등하는 데도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일보>와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가 부동산114의 부동산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부산지역 주택 매매가는 121% 상승하고, 전세가는 11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급량 증가로 세입자 비싼 전세 꺼려
매매가 비해 전세가 상승 비율 낮아
5년간 매매가 121%·전세가 111% 상승

전세가율 71%에서 65%로 하락
“갭투자 불리해져 주택 가격 상승 부담”


2015년 3.3㎡ 당 평균 849만 원이던 부산지역 주택 매매가는 올해 2월 기준 1027만 원으로, 3.3㎡ 당 178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영 369만 원, 남 301만 원, 해운대 253만 원, 연제 227만 원, 동래구가 208만 원씩 각각 오르며 매매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 지역들은 정부가 2016년 부동산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풀려난 곳으로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세가는 같은 기간 3.3㎡당 평균 67만 원 오르는 데 그쳐 매매가에 비해 상승폭이 낮았다. 2015년 3.3㎡당 603만 원이던 부산의 평균 전세가는 올해 2월 67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남, 수영, 서구가 100만 원 이상 오르며 전세가 상승을 주도했다. 매매가 상승을 이끌었던 연제, 해운대, 동래구는 각각 77만 원, 66만 원, 60만 원 상승하며 중위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 상승 비율이 낮은 것은 공급량 증가가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반적인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도 늘어, 전세가 상승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가 매매시장에 대량으로 유입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가는 상승했으나 실제 거주해야하는 세입자들은 전세가 상승에 부담을 느껴 비싼 전세 물건을 꺼리면서 전세가 상승이 억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월 현재 부산의 전세가율은 65.2%로, 2015년 71.0%에 비해 5.8%p 낮아졌다. 이는 전국 평균 전세가율 69.8%과 비교해서도 4.6%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남( -9.1%), 해운대( -8.5%), 연제( -8.0%), 동래(-7.6%), 수영구(-7.3%) 순으로 전세가율 하락 폭이 컸다.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그 만큼 자금 부담이 늘어나 주택 구매를 꺼리게 되고 이는 곧 매매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전세가율은 통상적으로 70% 전후로 유지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결국 비슷한 비율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며 “부산의 경우 당장은 매매가 상승 여력이 별로 없고, 아직 전세 물량이 많아 전세 부족으로 인한 급격한 전세가 상승도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매매가 하락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